사문서위조 고소, 도장을 맡겼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서 작성 권한이 인정될까요

상대방에게 도장을 받아 계약서를 작성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사문서위조 혐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도장을 누가 가지고 있었는지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내용의 문서를 자신의 이름으로 작성하도록 허락했는지입니다. 고소를 당했다면 문제 된 계약서와 작성 전후의 대화를 함께 살펴 허락의 범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1. 직접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과 위조는 다릅니다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나 도화를 위조하거나 변조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입니다(형법 제231조). 계약서는 권리와 의무를 정하는 문서이므로, 상대방의 이름을 권한 없이 사용해 작성했다면 이 조항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분쟁과는 판단할 내용이 다릅니다.

다만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힌 계약서를 대신 작성했다고 해서 모두 위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서를 실제로 작성한 사람과 그 문서의 명의자가 다르더라도, 명의자로부터 작성 권한을 받았다면 그 범위 안에서는 다른 사람의 명의를 함부로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인이 계약서를 작성하고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작성 권한 없이 위조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는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상대방 역시 자신이 직접 찍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조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누가 날인했는지에 더하여 어떤 허락을 받고 작성했는지가 설명되어야 합니다.

2. 도장을 맡긴 목적에 따라 허락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도장을 건네주는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잠시 보관해 달라는 경우도 있고, 이미 합의한 계약서에 대신 날인해 달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 조건을 정하는 일까지 맡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도장을 전달했다는 사실은 같아도 문서 작성 권한에 관한 의미는 서로 달라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정한 금액과 조건으로 계약하기로 정한 뒤 날인만 부탁했다면, 그 조건을 넘는 계약서를 작성할 권한까지 주었는지가 별도로 문제됩니다. 반대로 구체적인 계약 문안을 먼저 보내고 그 문안대로 진행하라는 답을 받은 경우라면, 해당 문안에 대한 허락을 설명할 자료가 됩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어느 문안을 보고 답한 것인지까지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인감증명서가 함께 전달되었다는 사정도 전달 목적과 떼어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거래에 쓰려고 받은 인감증명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과 문제 된 계약을 위해 교부받았다는 것은 다릅니다. 도장이나 인감증명서의 존재만 제시하면, 정작 해당 계약에 관한 권한을 받았는지는 설명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허락했을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허락은 반드시 정해진 형식의 위임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10도14587 판결은 문서의 작성·수정에 명의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낙이 있었다면 사문서 위·변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따라서 위임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방어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묵시적 승낙과 허락했을 것이라는 예상은 다릅니다. 위 판결은 실제 승낙이 없었더라도 당시의 모든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명의자가 알았다면 당연히 승낙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는 위·변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대방이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한 정도로는 그러한 승낙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의 실제 사안은 통장 기재 중 입금자 부분을 가리고 복사해 민사소송에 제출한 사건입니다. 도장을 맡긴 계약서 사건에서 곧바로 무죄를 인정한 판결은 아닙니다. 계약서 분쟁에서도 친한 사이였다는 점이나 상대방에게 이익이 되는 계약이라는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말고, 작성 당시 허락을 뒷받침하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4. 같은 답장도 어떤 문안에 대한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계약 협의에서는 초안이 여러 차례 바뀔 수 있습니다. 처음 제안한 문안에 동의한 뒤 금액이나 부담할 의무가 달라졌다면, 처음 받은 답장이 최종 계약서에 대한 허락까지 보여주는지는 따로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로 고소인이 문제 삼는 내용이 이미 전달한 초안에 들어 있었고 그 뒤 작성 요청이 있었다면, 그 순서는 혐의 방어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메시지에서 허락처럼 보이는 한 문장만 떼어 제출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메시지에 앞서 어떤 계약서를 보냈고 이후 무엇을 고쳤는지 확인되어야 답장의 뜻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보유한 초안과 최종본, 첨부파일이 남아 있는 대화를 원래 상태로 보존하고, 서로 다른 문안을 같은 문서처럼 설명하지 않아야 합니다.

민사소송에 낸 서면에 상대방이 직접 서명했다고 적었는데 형사조사에서는 본인이 대신 작성했다고 설명한다면, 두 설명이 달라진 이유도 문제가 됩니다. 사실과 다른 설명을 계속 유지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문서를 누가 작성했는지부터 바로잡아야 허락에 관한 주장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으므로, 변호사는 관련 서면과 실제 문안을 대조해 인정할 사실과 다툴 권한의 범위를 정리하게 됩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방이 나중에 계약을 부인하면 위조가 되나요?

A. 나중에 계약 내용을 부인했다는 사실만으로 작성 당시의 권한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대방이 처음부터 그런 허락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당시 어떤 내용에 관하여 동의했는지를 대화와 문안의 흐름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위임장이 없어도 전화로 받은 허락을 주장할 수 있나요?

A. 위임장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작성 권한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통화 내용이 남아 있지 않다면 통화 전후에 주고받은 문안이나 상대방의 후속 요청 등으로 무엇을 허락한 것인지 설명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통화 사실만 확인되는 기록이 허락의 내용까지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Q. 계약서를 거래처에 제출한 것도 별도로 문제되나요?

A. 위조된 사문서 등을 행사한 행위도 별도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동법 제234조). 위조된 문서라는 점을 알면서 진정한 문서인 것처럼 사용했다면 행사죄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서 작성 권한뿐 아니라 누가 어떤 경위로 제출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6. 마치며

사문서위조로 고소된 계약서 사건에서 도장의 주인이 확인되더라도 작성 권한에 관한 다툼은 남을 수 있습니다. 도장을 맡긴 목적이 무엇이었고, 합의한 문안과 최종 작성된 내용이 일치하는지가 아직 설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관계를 밝혀야 같은 날인 행위라도 왜 법적 평가가 달라지는지, 자신의 사건에서 무엇을 다투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허락의 범위를 부인하거나 계약서의 여러 버전을 두고 다투고 있다면, 문제 된 계약서와 본인이 가진 협의 자료를 함께 가져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각 자료가 어느 문안에 대한 허락을 보여주는지 살펴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한 방어 방향을 검토합니다. 민사분쟁이 함께 있다면 이미 제출한 서면도 대조하여 사실관계에 맞는 설명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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