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중 신체접촉, 치료 목적이면 강제추행이 아닐까: 대법원 2022도9676

진료 중 환자의 몸에 손을 댔다가 강제추행으로 고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료인으로서는 치료에 필요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료 목적이었다는 설명만으로 혐의를 벗을 수 있을까요? 법원은 어떤 증상을 진찰하기 위해 어느 부위에 어떻게 접촉했는지를 살펴봅니다.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2도9676 판결도 한의사의 진료 중 신체접촉이 문제 된 사건입니다. 제1심은 무죄로 보았지만 항소심에서 유죄로 바뀌었습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어떤 이유로 판단이 달라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치료를 위한 접촉과 추행은 어떻게 구별할까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면 강제추행죄로 처벌됩니다(형법 제298조). 의료인의 진료행위가 추행인지는 민감한 부위에 접촉하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진단이나 치료를 위해 신체접촉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환자의 성별·연령·의사, 접촉에 이른 경위와 부위, 진단·치료의 필요성이나 위급성, 증상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분야에서 통상 사용하는 진료 방법인지, 시술 방식은 적절했는지, 어떤 장소에서 진료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사전에 접촉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였는지도 중요합니다. 진료를 받으러 왔다는 것과 구체적인 접촉을 설명받았다는 것은 같지 않습니다. 다만 설명이나 동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강제추행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2. 치골을 진찰한 것과 음부에 접촉한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한의사인 피고인이 진료 중 피해자의 가슴과 음부를 손가락으로 눌러 추행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피고인은 치골 부위를 손가락 끝으로 누르거나 마사지했을 뿐인데, 피해자가 음부를 누른 것으로 착각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이 주목한 것은 실제로 접촉한 부위였습니다. 검사가 기소한 내용은 치골을 진찰했다는 것이 아니라 가슴과 음부를 눌러 추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치골을 누르는 진료 방법이 타당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음부를 만졌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답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치골과 음부를 구별하고 있었으며, 음부에 접촉했다고 일관되고 명확하게 진술하였습니다. 항소심은 치골을 진찰한다고 반드시 손이 음부에 닿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도 이 판단을 받아들였습니다.

따라서 진료 방법만 설명해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환자와 의료인이 말하는 접촉 부위가 다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접촉 자체를 다투는 경우와 진료에 필요한 접촉이었다고 설명하는 경우에는 제출할 자료도 달라집니다.



3. 법원은 진술과 진료기록을 함께 보았습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직접증거인 경우에도 그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부분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말하는지, 객관적인 사실과 어긋나지는 않는지, 거짓으로 불리한 진술을 할 이유가 있는지 등을 신중하게 살펴야 합니다.

이 사건 항소심은 피해자가 접촉 전후의 상황과 부위, 방법, 면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고 보았습니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말하기 어려운 세부 내용이 있었고,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도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환자의 불쾌감만을 근거로 삼은 것이 아니라,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는지, 거짓으로 말할 이유는 없는지를 따져 유죄로 판단한 것입니다.

피고인이 설명한 진료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도 부족했습니다. 소화불량이나 허리 통증 때문에 가슴과 치골 부위를 촉진하였다고 주장하였지만 진료기록부에는 그러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간호사 입회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도 없었고, 피고인 역시 경찰에서 민감한 부위의 진료에 동의가 된 것은 아니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대법원도 이러한 항소심 판단을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입회·동의·기록은 여러 판단 요소 중 하나입니다. 간호사나 기록이 없다고 무조건 유죄가 되거나, 동의서가 있다고 모든 접촉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4. 성적인 목적이 없었다는 말만으로 충분할까요

의료인 입장에서는 성적인 의도로 한 행동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강제추행죄에는 성욕을 자극하거나 만족시키려는 특별한 동기나 목적까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 판결 역시 추행의 고의가 있으면 충분하고, 그 밖에 성적인 목적까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고의가 없어도 처벌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연히 손이 닿았는지는 여전히 문제 됩니다. 다만 성욕을 만족시킬 목적이 없었다는 말만으로 추행의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진료 목적이라는 설명도 실제 접촉과 의학적 필요성에 맞는지 살펴야 합니다.



5. 고소를 당했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먼저 환자가 어떤 증상으로 왔고, 왜 그 부위를 진찰했는지 정리해야 합니다. 당시 진료기록과 검사 결과, 처치 내용이 자신의 설명과 맞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전에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다면, 어떤 말을 했고 누가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고소 후 기억을 더듬어 적은 설명은 당시 작성된 진료기록과 구별해야 합니다. 빠진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기존 기록을 소급해 바꾸거나, 직원에게 같은 내용으로 진술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원래 기록은 그대로 보존하고, 각자가 직접 보고 들은 사실을 확인해야 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모든 진술조서를 곧바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가지고 있는 자료와 조사에서 알게 된 혐의 내용을 토대로 준비하고, 이후 기록을 열람하면 자신의 설명과 다른 부분을 살펴야 합니다. 의학적 자료를 제출할 때도 일반적인 진료 방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제 된 접촉이 왜 필요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치료 목적이었다면 강제추행은 성립하지 않나요?

A. 치료 목적이라는 설명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실제 접촉 부위와 방법, 진료 필요성, 사전 설명과 동의 등 당시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Q. 환자가 동의했고 간호사도 있었다면 문제가 없나요?

A. 설명과 동의, 입회는 판단에 고려되는 사정이지만 모든 접촉을 허용하는 근거는 아닙니다. 무엇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는지, 실제 행위가 그 내용과 맞았는지도 문제 됩니다.

Q. 환자가 부위를 착각하였다고 주장할 수 있나요?

A. 실제로 접촉한 부위에 다툼이 있다면 그 경위와 근거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치골과 음부를 구별해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치골 진찰 중 반드시 음부에 닿는 것도 아니라는 이유로 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7. 마치며

진료 중이었다는 말만으로 혐의가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접촉했는지, 그 접촉이 진료에 필요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접촉 사실을 다투는지, 접촉은 인정하되 치료에 필요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하는지에 따라 준비할 자료도 달라집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당시 진료기록과 환자에게 설명한 내용, 양측의 진술을 살펴 사건에 맞는 대응 방향을 찾겠습니다. 진료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자료와 사실관계를 다툴 증거를 준비해 조사와 재판에 대응하겠습니다.

이 상황이라면

강제추행 혐의로 조사 연락을 받았을 때, 초기 대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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