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법 변호사]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요구, 어디까지 가능할까?

[하도급법 변호사]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요구, 어디까지 가능할까?

[하도급법 변호사]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요구, 어디까지 가능할까?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이영경 변호사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한 ㈜에이디티의 기술자료 관련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사안은 원사업자가 하도급계약 과정에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권리를 일방적으로 가져가는 부당특약을 두거나, 기술자료 요구서면을 교부하지 않고, 비밀유지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경우 어떤 문제가 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기술자료 보호는 중소 수급사업자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공정위 조치는 하도급법 실무상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본 칼럼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보도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으며, 당사자의 불복을 통한 법원의 판결에 따라 최종 처분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점은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Question]

원사업자가 하도급계약서에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사실상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조항을 넣고,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별도의 서면이나 비밀유지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면 하도급법 위반이 될까요?


[Answer]

그렇습니다. 공정위는 ㈜에이디티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권리를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부당특약을 설정하고, 총 8회에 걸쳐 로터 조립라인 기계 및 전기도면 162건을 요구하면서 기술자료 요구서면을 교부하지 않았으며, 비밀유지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행위가 각각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 1,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 사실관계

보도자료에 따르면, 에이디티는 공장 자동화 장비 제조업체로서 2022. 6. 13. A수급사업자에게 로터 조립라인 제조를 위탁하면서 계약서에 기술자료 권리를 둘러싼 문제 조항을 두었습니다. 계약 내용에는 계약의 수행 과정에서 생성·산출·취득된 모든 결과물과 지식재산권을 구매자인 원사업자에게 귀속시키고, 공급자인 수급사업자의 기 보유 기술에 대해서도 원사업자 등이 무상·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또 제조위탁 과정에서 기술자료를 상호 교환했음에도 비밀유지의무는 수급사업자에게만 부담시키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에이디티는 2022. 7. 25.부터 2023. 6. 23.까지 A수급사업자에게 총 8회에 걸쳐 로터 조립라인 기계 및 전기도면 162건을 요구하면서, 요구목적·권리귀속관계·대가 및 지급방법 등이 적힌 기술자료 요구서면을 교부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기술자료를 제공받아 보유할 임직원 명단, 비밀유지의무, 목적 외 사용금지, 위반 시 배상 등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 비밀유지계약도 체결하지 않았습니다. 보도자료 4면에는 실제 기계도면과 전기도면 이미지가 함께 실려 있어, 문제가 된 자료가 구체적인 설계도면 수준의 기술자료였음을 보여줍니다.


2. 쟁점 및 법령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권리를 원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귀속시키는 계약조항이 부당특약인지, 둘째,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법정 기재사항이 포함된 요구서면을 미리 주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 셋째, 기술자료를 제공받으면서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입니다.

하도급법 제3조의4 제1항은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계약조건을 설정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합니다. 또 하도급법 제12조의3 제2항은 원사업자가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 요구목적, 권리귀속 관계, 대가 등을 미리 협의하여 정한 후 그 내용을 적은 서면을 주도록 하고, 같은 조 제3항은 기술자료를 제공받는 날까지 범위, 보유 임직원 명단, 비밀유지의무, 목적 외 사용금지, 위반 시 배상 등이 포함된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보도자료는 이러한 규정과 함께, 공정위 부당특약 고시상 “수급사업자가 하도급거래를 준비하거나 수행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 자료, 물건 등의 소유, 사용 등의 권리를 원사업자에게 귀속시키는 약정”과 “비밀준수의무를 수급사업자에게만 부담시키는 약정”이 대표적인 부당특약 유형이라고 설명합니다.


3. 공정위의 판단과 시사점

공정위는 에이디티의 행위를 세 갈래로 나누어 모두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우선, 기술자료와 결과물에 관한 권리를 정당한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원사업자에게 귀속시키고, 비밀유지의무를 수급사업자에게만 부담시킨 계약조항은 수급사업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부당특약이라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기술자료를 여러 차례 요구하면서도 법이 정한 사항이 포함된 기술자료 요구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행위, 그리고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행위 역시 각각 하도급법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 1,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조치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원사업자는 단순히 계약서에 포괄적인 권리귀속 조항을 넣었다는 이유만으로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자유롭게 지배할 수 없습니다. 또한 기술자료를 받아가는 과정에서도 반드시 왜 필요한지, 권리는 어떻게 되는지, 대가는 있는지, 누가 자료를 보유하는지, 외부 유출이나 목적 외 사용을 어떻게 막을지를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보호는 실체적 권리 문제이면서 동시에 절차 준수의 문제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자료를 다루는 제조업·자동화장비 업계라면 계약서 문구와 기술자료 요청 절차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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