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이영경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제3조 서면발급의무를 주제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가정용 난방 기기 제조업을 영위하는 원사업자에 대해 단가합의서의 서명·기명날인 누락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약 5,200만 원을 부과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단가합의서 등 하도급 서면을 발급한다는 사실 자체에는 분쟁의 여지가 없지만, ‘적법한 서면 발급’으로 평가되지 않으면 결국 서면미발급으로 보아 제재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실무상 중요한 시사점이 있는 사안입니다. 본 칼럼은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
[Question]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와 단가에 관한 합의 내용을 적은 단가합의서를 작성·발송하였으나, 그 단가합의서에 ① 원사업자의 직인이 누락되거나, ② 회사 대표성이 없는 실무자가 자신의 이름만 서명하거나, ③ 양식 자체에 수급사업자의 서명란만 있고 원사업자의 서명란이 처음부터 없는 경우에도 하도급법 제3조의 서면발급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Answer]
그렇게 볼 수 없습니다. 하도급법 제3조 제2항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서면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하도급거래공정화지침」 Ⅲ. 3. (6)도 ‘양 당사자의 기명날인이 없는 서면을 발급한 경우는 서면미발급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에서 공정위는 원사업자가 약 3년에 걸쳐 다수 수급사업자에 발급한 단가합의서 중 436건에서 위와 같은 서명·기명날인 누락이 확인되자, 적법한 서면 발급으로 인정하지 않고 하도급법 제3조 위반으로 보아 시정(재발방지)명령과 과징금 약 5,200만 원을 부과하였습니다.
1. 사건 개요 (익명화)
원사업자 A사는 가정용 난방 기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로, 2021. 6. 17.경부터 2024. 6. 14.경까지 약 3년에 걸쳐 98개 수급사업자에게 점화트랜스, 난방공급관, 온도센서, 온도퓨즈 등 가정용 난방 기기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부품의 제조를 위탁하였습니다. 위 기간 동안 A사가 수급사업자들에게 발급한 단가합의서 중 총 436건에서 원사업자의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2. 관련 법령 – 하도급법 제3조, 시행령 제3조, 하도급거래공정화지침
하도급법 제3조는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하는 경우 서면을 발급하도록 하고, 그 서면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시행령 제3조와 공정화지침은 그 기재사항과 적법성 판단기준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서면의 발급 및 서류의 보존) |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서면 기재사항) |
「하도급거래공정화지침」 Ⅲ. 공정화지침 3. 서면의 발급 (법 제3조, 시행령 제3조) |
한편 판례 역시 서면에 양 당사자의 서명·기명날인을 의무화한 취지를 ‘향후 법적 분쟁 등이 발생한 경우 명확한 증거로 활용하여 계약사항이 불분명함으로 발생하는 수급사업자의 불이익을 방지함과 동시에 당사자 간 사후분쟁의 발생을 막으려는 데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4두12780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03누17773 판결 등 참조).
3. 서면미발급으로 평가된 구체적 유형 – 3가지
이번 사안에서 공정위가 ‘적법한 서면발급’으로 인정하지 않고 서면미발급으로 평가한 유형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1) 단가합의서 하단의 서명란에 ‘직인을 누락’하고 발송한 경우
(2) 회사 대표성이 없는 ‘실무자가 본인 이름을 서명’하여 발송한 경우
(3) 단가합의서 양식 자체에 ‘수급사업자 서명란만 있고, 원사업자 서명란이 처음부터 없는’ 경우
이러한 경우는 모두 양 당사자의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어서, 하도급거래공정화지침 Ⅲ. 3. (6)에 따라 서면미발급으로 평가되었습니다.
4. 공정위의 판단 및 제재
공정위는 A사가 약 3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단가합의서의 서명·기명날인을 누락한 행위를 하도급법 제3조 위반(서면발급의무 위반)으로 보고, 동일·유사한 위반행위의 반복 방지를 위해 향후 재발방지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5,200만 원을 부과하였습니다.
한편 공정위는 현행 과징금 상한이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비해 낮아 제재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정액 과징금 부과기준금액 상향과 부과기준 합리화를 내용으로 하는 「하도급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에 관한 고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2026. 4. 30.~5. 20. 행정예고). 개정안에 따르면 부과기준율은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기준 60~80%에서 90~100%로, 부과기준금액은 9억~20억 원에서 18억~20억 원으로 상향되는 등 전반적으로 강화됩니다.
5. 시사점 – 원사업자가 실무상 유의할 점
이번 사안은 단가합의서 등 하도급 관련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서명·기명날인이 누락된 채 발급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는 점에서 실무상 의미가 큽니다. 원사업자 입장에서 유의할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서면 양식 자체의 점검: 단가합의서·발주서·계약서 등 하도급 관련 서면의 양식 자체에 양 당사자(원사업자·수급사업자)의 서명·기명날인란이 모두 마련되어 있는지 사전 점검이 필요합니다. 수급사업자 서명란만 두는 양식은 그 자체로 서면미발급으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② 서명·날인 권한자의 확인: 실무자가 본인 이름만 서명한 단가합의서는 ‘회사 대표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발급 권한자(대표이사 또는 위임받은 자)의 서명이나 법인 직인이 반드시 갖추어져야 합니다.
③ 반복·관행적 누락의 위험: 발급 건수가 많고 같은 양식이 반복 사용되는 경우, 한 건의 누락이 수백 건의 위반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도 약 3년에 걸쳐 총 436건의 누락이 확인되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이 부과되었습니다.
④ 과징금 강화 흐름 대응: 하도급법 과징금 부과기준이 상향되는 방향으로 개정이 추진 중인 만큼, 향후 동일·유사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담은 종전보다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사업자는 사내 컴플라이언스 체계 점검을 통해 사전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하도급법, 공정거래법, 가맹사업법 등 공정위 소관 법령 분야에서 기업을 대리하여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심의에 대응한 다수의 경험을 보유한 변호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도급법 제3조 서면발급의무 등 하도급법 컴플라이언스 체계 점검, 공정위 조사·심의 대응, 과징금 처분 취소소송 등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법무법인 청출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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