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신준선 변호사입니다.
이혼소송이 시작되면 당사자 사이의 감정 대립이 첨예해지기 마련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쪽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지급하던 생활비를 일방적으로 끊어 버리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직접적인 수입이 없는 배우자 입장에서는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몇 달, 길게는 1년 이상을 수입 없이 버텨야 하는 셈이어서, 소송 자체를 포기하거나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혼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면, 법률상 부부 사이의 부양의무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소송 진행 중 생활비가 끊긴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핵심적인 구제 수단, 부양료 사전처분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이혼소송 중 배우자가 생활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법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1. 사전처분이란 무엇인가
이혼소송이나 가사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판결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당사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은 법원이 사건 해결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상대방에게 일정한 처분을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사전처분입니다.
사전처분의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부부간 부양이나 생활비용 부담에 관한 처분, 재산분할 대상 재산의 처분을 금지하는 보존처분, 미성년 자녀의 양육과 면접교섭에 관한 처분, 그리고 그 밖에 법원이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처분입니다. 부양료 사전처분은 이 가운데 첫 번째 유형에 해당하며,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경제적으로 취약한 배우자가 법원의 결정을 통해 상대방으로부터 생활비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2. 이혼소송 중에도 부양의무가 존속하는 이유
민법 제826조 제1항이 규정하는 부부간 부양의무는 혼인관계에서 비롯되는 가장 본질적인 의무 중 하나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부양받을 자의 생활을 부양의무자의 생활과 같은 정도로 보장하는 '제1차 부양의무'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96932 판결 참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부가 사실상 별거 중이거나 이혼소송이 계속 중이라 하더라도, 판결이 확정되어 법률상 혼인관계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이 의무가 소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별거 상태에서는 오히려 생활비를 독자적으로 조달해야 하므로 부양의 필요성이 더 커지게 되고, 아직 이혼이 확정되지 않은 이상 법적으로는 여전히 부부이며, 재산분할 등 이혼에 수반되는 재산적 권리는 이혼 확정 이후에야 비로소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혼 확정 이전 시기의 생계 보장은 부양료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3. 부양료 사전처분이 인용되기 위한 요건
사전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려면 몇 가지 전제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먼저, 이혼에 관한 본안 사건이 법원에 계속 중이어야 합니다. 이혼소송을 제기하였거나, 조정 또는 심판을 신청한 상태에서 해당 사건을 관할하는 법원에 사전처분을 신청하게 됩니다. 사전처분의 효력은 본안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만 유지되므로, 판결 확정이나 조정 성립과 동시에 효력이 종료됩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사전처분의 '필요성'입니다. 미성년 자녀를 위한 양육비 사전처분의 경우 자녀의 복리라는 관점에서 비교적 폭넓게 인정되는 반면, 배우자에 대한 부양료 사전처분은 좀 더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신청인 스스로 충분한 수입이나 재산이 있어 독자적으로 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법원이 사전처분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청 단계에서 본인의 경제적 곤란 상태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4. 반소로 이혼을 청구한 경우에도 부양료를 받을 수 있을까
실무에서 종종 문제가 되는 쟁점입니다. 배우자 일방이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상대방이 부양료를 지급받고 있던 중 그 상대방도 적극적으로 이혼 반소를 제기하는 경우, 양쪽 모두 이혼을 원하는 상태가 되므로 더 이상 부양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다투어집니다.
대법원은 2023. 3. 24.자 2022스771 결정에서 이 쟁점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부양권리자가 이혼 반소를 제기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이혼 의사의 합치에 불과할 뿐, 혼인 파탄의 책임 소재나 부부 공동재산의 범위 등에 관한 분쟁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상 혼인관계가 완전히 해소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즉, 반소를 제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부양료 청구가 봉쇄되지는 않습니다.
이 결정은 이혼소송 중 부양료를 지급받고 있는 당사자가 소송 전략상 반소를 제기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부양료 수급에 대한 우려 없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5. 부양료는 얼마나 받을 수 있고, 언제부터 청구할 수 있는가
부양료의 금액은 부양필요자와 부양의무자가 비슷한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합니다. 법원은 쌍방의 재산 및 수입 상황, 각자의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 혼인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정도, 부양의 필요성과 이행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액수를 정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은, 부양료는 청구한 시점 이후의 것만 인정되고, 청구 이전 기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소급하여 받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과거 부양료의 경우 부양의무의 이행을 구체적으로 청구하였음에도 상대방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때, 즉 이행지체에 빠진 이후의 것에 한하여만 청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8. 6. 12.자 2005스50 결정 등 참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상대방의 생활비 지급이 중단되었다면 가급적 빨리 부양료 청구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히거나, 사전처분 신청을 서두르는 것이 유리합니다.
6. 사전처분 결정의 효력과 불이행 시 제재
사전처분 결정이 내려지면, 상대방은 이혼 조정이 성립되거나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법원이 정한 부양료를 매월 신청인에게 지급하여야 합니다.
다만 사전처분 결정은 확정판결과 달리 집행력이 부여되지 않으므로, 이 결정만으로 상대방의 재산에 대하여 곧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대신 가사소송법 제67조 제1항은 정당한 이유 없이 사전처분을 위반하는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이를 통해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구조입니다. 또한 상대방이 사전처분 이후에도 부양료를 미지급한 경우, 이혼소송의 종결 단계에서 미지급분 전액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7. 부양료 청구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모든 경우에 부양료 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신청인에게 독자적인 경제적 자력이 있는 경우 사전처분의 필요성이 부정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부의 일방이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경우에도 부양료 청구가 제한됩니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므245 판결). 스스로 동거·협조의무를 저버린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부양료를 요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상대방의 폭력이나 학대 등으로 인하여 동거를 계속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거나, 상대방의 동거 요구 자체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동거 거부가 '정당한 이유'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8. 결론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생활비가 끊기는 상황은 경제적 약자인 배우자에게 소송의 승패 이전에 생존의 문제를 던져 줍니다. 부양료 사전처분은 이러한 상황에서 판결이 확정되기까지의 공백 기간을 메워 주는 실질적인 구제 수단입니다.
다만 부양료 사전처분은 양육비에 비하여 인용 요건이 엄격한 편이므로, 신청인의 경제적 곤란 상태와 부양의 필요성, 상대방의 경제적 능력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과거 부양료는 청구 시점 이전으로 소급하여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활비 지급이 중단되는 즉시 법적 조치에 나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혼소송 과정에서 생활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사전처분의 활용 가능성과 구체적인 신청 전략에 대해 전문 변호사와 상의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국내 5대 대형로펌, 검찰, 대기업 법무팀 출신의 변호사들로만 이루어져 있고, 한 명의 변호사가 아닌 사건과 관련된 분야의 전문 변호사들이 팀을 구성하여 대응합니다. 청출은 특정 쟁점만 해결하는 것을 넘어 사업 전반에 대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여, 궁극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법률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목표 달성에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주저없이 청출에 문의주시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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