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의 배기형 변호사입니다.
건설 현장에서 원청(수급인)이 자금난으로 부도를 맞게 되면, 현장에 투입된 하청업체(하수급인)들은 밀린 하도급대금을 받기 위해 발주처(도급인)에게 대금 직접지급(직불)을 요청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발주처가 "이미 원청에 지급한 선급금이 있어서, 남은 기성금을 선급금으로 당연 충당하고 나면 하청업체에게 직불해 줄 돈이 없다"고 맞서는 경우가 매우 빈번합니다.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자신이 땀 흘려 일한 대가를 발주처의 선급금 정산 때문에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되니 억울할 수밖에 없고, 선급금 보증기관까지 얽히며 분쟁 금액이 수억 원에 달하는 소송전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실무에서 많이 헷갈리는 부분은 '선급금 충당'과 '하도급 직불' 중 법적으로 무엇이 먼저 적용되는지 여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발주처의 선급금 충당과 하청업체의 직접지급청구권이 충돌했을 때의 대원칙과, 하청업체가 직불금을 우선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예외적 정산약정'의 요건에 대하여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선급금 충당과 하도급 직불의 우선순위 — 대법원의 원칙과 예외
원칙: 선급금 충당이 하수급인의 직접지급청구권보다 우선한다.
대법원 판례는 원칙적으로 '선급금의 기성공사대금 충당이 하수급인의 직접지급청구권보다 우선한다'고 봅니다.
이에 대법원은 선급금을 지급한 후 계약 해제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하수급인의 기성공사부분에 대한 대금을 포함한 수급인의 기성고를 선급금에서 먼저 공제하여야 하고, 그래도 남는 공사대금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하도급대금을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즉, 별도의 약정이 없다면 발주처는 미지급 기성금에서 자신이 이미 지급한 선급금을 최우선으로 빼기 처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다40109 판결).
예외: '예외적 정산약정'이 인정되는 두 가지 요건
다만, 하수급인 보호를 위해 이 대원칙을 뒤집을 수 있는 단서 조항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당사자 간에 특정 금원을 선급금 충당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예외적 정산약정'을 체결했다면 결론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법원이 '예외적 정산약정'으로 인정하여 하도급 직불금의 우선권을 보호해주는 대표적인 요건과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공사계약 일반조건의 단서 규정: 공사도급계약에 편입된 일반조건 등에 "하도급대가를 직접 지급하는 경우, 하도급대가의 지급 후 잔액이 있을 때 (선급금과) 상계할 수 있다."는 명시적 단서가 포함된 경우입니다. 이 경우 발주처는 선급금이 당연 충당되었음을 이유로 직불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7다31211 판결).
2. 특수조건의 명시적 합의: "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기성금액 중 노무비를 제외한 잔여 금액을 선급금 반환 채권 등과 대등액에서 상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등, 직불해야 할 특정 대금(노무비 등)을 선급금 정산 대상에서 확실히 빼기로 한 특약이 도급계약에 편입되어야 합니다.
주의: 원·하청 간 사적 동의만으로는 부족 — 보증기관 대항 요건
실무적으로 매우 주의해야 할 점은, 단순히 원청(하도급인)이 하청업체(하수급인)에게 "체불 노임을 직불하는 데 동의한다"는 각서를 써준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하청 간의 사적인 동의는 선급금 정산 시 반환 책임을 지는 선급금 보증기관에 대항할 수 없으므로, 법원은 이를 적법한 예외적 정산약정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발주처와 원청 사이의 도급계약 자체에 예외 규정이 편입되어 있어야만 효력을 발휘합니다.
하도급업체·발주처가 알아야 할 실무 대응 포인트
결국, 하도급업체 입장에서는 현장에 투입되거나 원청의 자금난으로 직불을 요청하기 전에, 발주처와 원청 간의 원도급계약서(일반조건 및 특수조건)에 '하도급대금 직불 시 선급금 충당을 배제하는 예외적 정산약정'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주처 역시 하청업체의 직불 요청과 보증기관의 선급금 반환 거절 사이에서 이중 지급의 위험을 피하려면, 계약 체결 단계부터 직불금과 선급금의 정산 순서를 명확히 문서화해 두어야 합니다.
하도급 직불과 선급금 충당이 얽힌 분쟁은 계약 조건의 미세한 문언 해석과 직불 통지 시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구체적인 법률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건설 현장의 복잡한 대금 흐름과 하도급 법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귀사의 정당한 공사대금을 지켜내기 위한 최적의 법률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하도급대금 직불 거절이나 선급금 정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법무법인 청출의 전문가들과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배기형 변호사는 국방시설본부와 대형로펌의 건설/부동산팀에 근무하며 관급공사를 비롯한 대규모 건설공사, 국방시설사업, SOC건설사업을 비롯한 국가계약 및 건설공사의 전 과정에 대하여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관련 소송을 해결한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관급공사, 민간건설공사, 공공조달계약, 국유재산, 지방재산, 공공재산과 관련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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