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차례의 스토킹행위 중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것은 한 번뿐이라면, 그 한 번만 특수스토킹으로 처벌될까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행위라면 전체가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나머지 행위에서는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 가중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5. 1. 9. 선고 2023도11912 판결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지 않은 네 차례의 행위와 휴대한 한 차례의 행위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다룬 사건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도 처벌이 가능한지가 함께 문제 되었습니다.
1. 한 번의 행위만 떼어 판단하지 않은 이유
스토킹범죄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뜻합니다. 흉기 또는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하여 저지른 경우에는 가중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제18조 제2항).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횟수만이 아닙니다. 여러 행위가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스토킹행위인지가 먼저 문제 됩니다. 대법원은 그러한 일련의 행위에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한 행위가 포함되어 있다면, 전체가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를 구성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행위가 한 번이라는 사실과 특수스토킹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은 같지 않습니다. 반대로 서로 관계없는 모든 행동까지 한데 묶어 특수스토킹으로 처벌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 판결의 전제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스토킹행위라는 점입니다.
2. 네 차례와 한 차례를 합쳐 하나의 범죄로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 등을 휴대하거나 이용하지 않은 스토킹행위를 네 차례 하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스토킹행위를 한 차례 한 것으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총 다섯 차례의 행위를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로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지 않은 네 차례의 행위를 따로 분리하여 처벌불원의 효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전체가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였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다섯 번 모두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중 한 번이 포함된 일련의 행위 전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있습니다.
3. 합의했는데도 처벌된 이유는 구법부터 구별해야 합니다
이 판결에는 2023년 7월 11일 개정 전 스토킹처벌법이 적용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일반 스토킹범죄에 한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특수스토킹범죄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구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2023. 7. 11. 법률 제1951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
이 때문에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지 않은 행위를 따로 볼 수 있는지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전체가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를 구성하는 이상, 그 안에 물건을 휴대하지 않은 행위가 섞여 있더라도 처벌불원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현재는 일반 스토킹범죄에 관한 반의사불벌 규정도 삭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사건을 두고 일반 스토킹이면 합의로 끝나고 특수스토킹이면 끝나지 않는다고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개정법 시행 전에 저지른 범죄의 공소 제기에는 종전 규정을 적용하는 경과조치가 있으므로 범행 시점과 적용 법률을 확인해야 합니다(법률 제19518호 부칙 제7조).
합의가 형사절차를 막는지와 형을 정할 때 고려될 수 있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처벌불원만으로 재판이 끝나지 않는다고 해서 합의의 의미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합의서를 받으면 반드시 공소가 기각된다거나 집행유예가 선고된다고 약속할 수는 없습니다.
4. 조사와 재판에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특수스토킹 혐의를 받고 있다면 먼저 문제 된 행위를 날짜별로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어떤 행위가 스토킹으로 지목되었는지, 그중 어느 시점에 어떤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했다고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한 번뿐이었다는 말만 반복하면 정작 다투어야 할 사실을 놓칠 수 있습니다.
기소된 사건이라면 공소장과 범죄일람표를 확보한 뒤, 열람한 증거기록과 대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실제로 휴대하거나 이용하였는지, 해당 행위들이 일련의 스토킹행위인지가 각각 검토 대상입니다. 이 판결은 특정 물건이면 언제나 위험한 물건이 된다는 일반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한 사건은 아닙니다.
본인이 보유한 대화 원본이나 당시 동선 자료가 있다면 어느 행위에 관한 것인지 구분하여 보존해야 합니다. 일부 메시지만 골라 설명하기보다 앞뒤 경위까지 살펴야 하고, 불리해 보인다는 이유로 자료를 지우거나 상대방에게 진술을 바꾸라고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합의를 추진하는 경우에도 현재 내려진 접근·연락 금지 조치가 있다면 그 내용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사건을 해결하려는 목적이라고 해서 금지된 연락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변호인을 통해 가능한 연락 경로와 의사 전달 방법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Q.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간 것이 한 번이면 특수스토킹이 아닌가요?
A. 횟수만으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이 판결은 지속적·반복적인 일련의 스토킹행위 중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행위가 한 번 포함된 경우 전체를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로 보았습니다.
Q.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나머지 행위는 제외되나요?
A. 이 사건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전체가 하나의 특수스토킹범죄를 이루므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지 않은 행위에도 구법의 처벌불원 규정을 따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현행법에서는 일반 스토킹의 반의사불벌 규정도 삭제되었습니다.
Q. 하나의 범죄라면 여러 번 행동한 것은 중요하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의 범죄로 평가하는 문제와 실제 행위의 횟수·기간·내용을 살피는 문제는 다릅니다. 하나로 묶인다는 이유로 개별 행위를 다투거나 관련 자료를 제출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6. 마치며
특수스토킹 사건에서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횟수와 전체 행위의 법적 평가를 구별해야 합니다. 합의 여부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범행 시점에 적용되는 법률과 처벌불원의 효과도 따로 살펴야 합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공소사실과 증거를 대조하여 위험한 물건의 휴대·이용 및 일련의 행위라는 판단에 다툴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혐의에 대한 대응과 합의·양형자료 준비를 구분하여 진행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