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채권자에게 송금된 금원이 부당이득인지 여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엄상윤 변호사입니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피해 회복이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오늘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범죄 피해금원으로 변제를 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Question]

저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한 피해자입니다. 피해 내역 중,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제 계좌에 보관된 돈을 자신이 구매한 물품 대금으로 이체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대금을 이체받은 사람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Answer]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합니다(민법 제750조).

법원은 이러한 부당이득반환 규정의 취지에 대하요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평과 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특정한 당사자 사이에서 일정한 재산적 가치의 변동이 생긴 경우에 그것이 일반적ㆍ형식적으로는 정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 사이의 재산적 가치의 변동이 상대적ㆍ실질적인 관점에서 법의 다른 이상인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모순이 생기는 경우에 재산적 가치의 취득자에게 가치의 반환을 명함으로써 그와 같은 모순을 해결하려는 제도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2014다5531 전원합의체 판결).

이에 판례는 채무자가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전을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하면서 그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채권자의 금전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2006다53733 판결 등).

이러한 법리에 기초하여, 최근 대법원 2024다216187 판결은 원고가 딸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자에게 속아 휴대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하였고, 이후 범죄자가 피고로부터 금목걸이를 매수하여 피고에게 그 매수대금 약 2,900만원을 이체한 사안에서, 채권자가 수령한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피해자에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① 원고가 직접 이체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원고가 자신의 휴대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원인을 제공하였으므로, 성명불상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원고로 하여금 피고의 계좌로 이체하게 한 것과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얻은 정보를 통하여 직접 원고 계좌에서 피고 계좌로 이체한 것을 구별하여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는 점, ② 피고는 중고거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순금 목걸이를 판매하였을 뿐, 금목걸이 대금이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원고로부터 편취한 금원이라는 사실을 피고가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위 대법원 판결은 채권자가 변제받은 금원이 사기 편취금이라는 사정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는 사정이 없다면 피해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의무가 발생하지 않고, 그 악의 또는 중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피해자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따라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범죄자의 채권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변제받은 금원이 사기행위로 편취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증거로써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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