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법 변호사] 투자계약서의 상장추진의무: 스마일게이트RPG 1,000억 배상 판결 관련

[회사법 변호사] 투자계약서의 상장추진의무: 스마일게이트RPG 1,000억 배상 판결 관련

[회사법 변호사] 투자계약서의 상장추진의무: 스마일게이트RPG 1,000억 배상 판결 관련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김광식 변호사입니다.

스타트업, 비상장회사, 게임·플랫폼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약에서는 투자자의 회수 전략과 관련하여 "상장"이 중요한 조건으로 포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전환사채, 상환전환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 투자에서는 일정한 실적 요건을 충족하면 회사가 상장을 추진한다는 조항이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스마일게이트RPG 상장 무산과 관련하여 1심 법원이 투자자 측 손해배상청구 1,000억 원을 전부 인정한 판결이 선고되면서, 투자계약서상 상장추진의무 조항을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가 다시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2017년 12월 2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투자가 이루어졌고, 계약상 당기순이익 기준을 충족하면 상장을 추진하도록 하는 조항이 문제되었습니다. 이후 회사는 전환권의 회계처리로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하여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상장추진의무가 소멸했다고 주장하였으나, 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현재 1심 판결이고, 회사 측이 항소한 것으로 보도되어 아직 확정된 법리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투자계약서 작성 실무에는 상당한 시사점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사건을 계기로, 향후 투자계약서상 상장추진의무를 정할 때 반드시 점검해야 할 부분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Question]

전환사채, 상환전환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투자계약에서 회사의 상장추진의무를 정할 때, 향후 분쟁을 막기 위해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나요?


[Answer]

1. 상장추진의무는 '상장 완료'가 아니라 '어떤 절차를 밟을 의무인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투자계약에서 "회사는 일정 요건 충족 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문구는 자주 사용되지만, 실제 분쟁에서는 이 문구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상장 자체는 회사가 단독으로 완성할 수 있는 결과가 아닙니다. 거래소 심사, 시장 상황, 주관사의 판단, 회계감사, 내부통제 수준, 최대주주 이슈 등 다양한 외부 요소가 개입됩니다.

따라서 계약서에서는 "상장하여야 한다"는 결과 중심 표현보다, 회사가 어떤 구체적인 절차를 언제까지 진행해야 하는지를 세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표주관사 선정, 지정감사 또는 회계감사 준비, 내부회계관리제도 정비, 정관 및 지배구조 정비,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 투자자에 대한 진행상황 보고 등을 단계별로 규정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핵심은 단순히 "상장이 실제로 이루어졌는가"가 아니라, 회사가 계약상 상장추진의무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이를 회피하거나 형해화시키는 방식으로 행동했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은 회사가 상장을 추진하지 않은 것이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신의성실 원칙 위반도 문제 삼았습니다.

결국 상장추진의무 조항은 추상적인 선언이 아니라, 실제 이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행동 목록으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회사의 지연 또는 회피를 입증할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는 어느 범위까지 노력하면 의무를 다한 것인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2. '당기순이익 일정액 이상'과 같은 재무요건은 반드시 조정 기준을 함께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당기순이익"이라는 계약상 재무요건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였습니다. 이번에 문제된 전환사채인수계약에는 만기 직전 사업연도 당기순이익이 120억 원 이상이면 상장을 추진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있었고, 회사는 2021년에는 약 2,28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전환권 회계처리 등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상장추진의무가 소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제는 전환사채나 상환전환우선주와 같은 금융상품에서는 회계처리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리픽싱 조건이 있는 전환권이 부채로 분류될 경우, 회사의 기업가치가 상승하여 전환권 가치가 커질수록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그 결과 재무제표상 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순손실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계약서에서는 "당기순이익", "EBITDA", "영업이익", "순자산", "부채비율"과 같은 재무지표를 사용할 때, 단순히 회계상 수치만 적어서는 부족합니다. 다음과 같은 조정 기준을 함께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상장추진의무 발생 여부를 판단할 때의 당기순이익은 회사의 감사받은 별도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하되, 본 계약 또는 투자자가 보유한 전환사채, 상환전환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 주식매수청구권 기타 파생상품의 공정가치 평가손익은 제외한다"는 식의 문구를 두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회성 특별상여, 특수관계인 거래, 대규모 자산처분손익, 회계정책 변경 효과, 세무조정 효과 등을 포함할지 제외할지도 미리 정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불명확하면, 실제로 회사의 영업성과가 좋아졌음에도 회계상 비용이나 평가손실 때문에 상장추진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3. 회계처리 기준은 '감사인 판단'만으로 끝나지 않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K-IFRS 제1032호와 금융감독원의 비공개 질의회신인 회제이-00094가 함께 문제되었습니다. K-IFRS 제1032호는 전환권 등을 자본으로 분류하기 위해 이른바 확정 대 확정, 즉 확정된 수량의 지분을 확정된 금액과 교환한다는 요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회제이-00094는 리픽싱 조건이 포함된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신주인수권을 자본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어 왔고, 여러 상장사가 이를 근거로 리픽싱 조항이 있는 전환권을 자본으로 분류해 왔다는 점이 문제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법원은 해당 사건의 전환권이 부채뿐 아니라 자본으로도 분류될 수 있다고 보았고, 특히 계약상 상장추진의무의 발생·소멸을 판단하는 국면에서는 전환권을 부채로만 보아 당기순이익을 감소시키는 방식이 허용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계약서에 "감사인이 정한 회계처리에 따른다"는 문구만 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감사인의 회계처리는 재무제표 작성 목적에서는 중요하지만, 투자계약상 권리·의무 발생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반드시 동일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계약서에는 회계처리 변경이나 회계기준 해석 차이가 상장추진의무, 풋옵션, 조기상환권, 전환가액 조정, 손해배상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의 처리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계처리에 관해 다툼이 생기면 회사와 투자자가 합의한 독립 회계법인의 판단을 따르도록 하거나, 투자계약상 재무요건 판정 목적의 별도 산식을 두는 방식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4. 회사가 의무 발생을 회피할 수 있는 '조건성취 방해' 구조는 유의해야 합니다.

투자계약서에서 상장추진의무를 일정한 조건에 연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회사가 일정 규모 이상의 실적을 내지 못했거나 상장요건을 객관적으로 충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조건의 성취 여부가 회사의 선택이나 회계처리, 내부거래, 일회성 비용 처리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회사가 상장추진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시점에 대규모 특별상여를 지급하거나, 특수관계인 거래를 통해 비용을 인식하거나, 회계처리 선택으로 당기순이익을 감소시켜 상장요건 미충족 외관을 만들 수 있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계약상 보호장치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재판부는 평가손실과 특별상여금 등을 제외하면 회사의 당기순이익이 상당한 규모였다고 보았고, 각 비용으로 인해 상장추진의무 소멸 요건이 충족되는 듯한 외관이 만들어졌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투자계약서에는 "회사는 상장추진의무의 발생 또는 이행을 회피하거나 방해할 목적으로 회계정책을 변경하거나, 통상적인 경영범위를 벗어나는 비용을 인식하거나, 특수관계인 거래를 실행하거나, 자본구조·재무상태에 중대한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조항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5. 투자자와 회사 모두에게 필요한 조항 설계 방향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추진의무를 단순한 선언으로 두어서는 안 됩니다. 상장요건이 충족되었는지 판단할 재무지표, 회계처리 방식, 조정항목, 상장 추진 일정, 회사의 금지행위, 보고의무, 위반 시 손해배상 산정 방식을 모두 계약서에 반영해야 합니다. 특히 전환사채, 상환전환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처럼 회계처리에 따라 손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투자수단에서는 재무요건 판정 목적의 별도 회계 조항이 필수적입니다.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는 상장추진의무가 지나치게 결과채무처럼 해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거래소 심사 실패, 시장 급변, 주관사의 부정적 의견, 법령상 제한, 주요 소송 또는 규제 이슈 등 회사가 통제하기 어려운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일정한 예외나 유예 절차를 둘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예외 사유도 회사가 임의로 주장할 수 있도록 넓게 두면 분쟁의 원인이 되므로, 객관적 자료와 투자자 통지 절차를 함께 규정할 필요도 있습니다.

결국 좋은 투자계약서는 투자자의 회수 가능성을 보호하면서도, 회사가 통제할 수 없는 상장 실패까지 무한책임을 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춘 문서여야 합니다. 이번 판결은 그 균형을 추상적 문구가 아니라 구체적 기준과 절차로 설계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스마일게이트RPG 관련 1심 판결은 아직 확정된 결론은 아니지만, 투자계약서상 상장추진의무 조항이 단순한 부속 조항이 아니라 수천억 원대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조항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특히 "당기순이익 120억 원 이상이면 상장 추진"과 같은 문구는 일견 명확해 보이지만, 전환권 회계처리, 평가손익, 특별비용, 회계정책 변경이 개입되면 전혀 다른 해석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투자계약서에서는 상장추진의무의 발생요건, 회계처리 기준, 조정 재무지표, 회사의 협력의무와 금지행위, 위반 시 손해배상 산정방식을 훨씬 더 정교하게 설계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추진의무가 실제 회수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조항을 구체화해야 하고, 회사 입장에서는 통제 불가능한 사유까지 책임지는 구조가 되지 않도록 예외와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전환사채, 상환전환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투자계약서 작성 및 분쟁 대응 과정에서 상장추진의무, 풋옵션, 손해배상 조항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 투자계약 체결이나 기존 계약 검토가 필요한 경우, 초기 단계에서부터 회계·상법·계약법 쟁점을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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