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의 배기형 변호사입니다.
최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시행사 및 시공사를 상대로 제기하는 대규모 하자보수금 청구 소송에서, 전통적인 콘크리트 균열이나 마감 불량 외에 새롭게 치열한 공방의 대상이 되는 특수 항목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단지 내 '스프링클러 배관 누수'와 '조경수 고사' 문제입니다.
이 두 가지 하자는 발생 원인이 시공사의 잘못(시공상 하자)인지, 아니면 애초에 설계가 잘못된 것(설계상 하자)이거나 입주민들의 관리 부실(유지관리 소홀)인지 그 책임 소재를 명확히 무 자르듯 나누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게다가 일단 하자로 인정될 경우 전면 교체나 재식재에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다 보니, 소송 과정에서 감정 결과와 법리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극에 달하곤 합니다.
오늘은 최근 아파트 하자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스프링클러 누수와 조경수 고사에 대하여, 법원과 실무가 하자의 책임 소재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Question] 스프링클러 배관에서 물이 새거나 단지 내 조경수가 말라 죽은 경우, 무조건 시공사가 시공을 잘못한 것으로 보아 전면 재시공 비용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Answer]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설비와 조경의 특성상 사안에 따라 시공사의 잘못이 아닌 '설계상 하자'나 '입주자 측의 유지관리 소홀'로 판단되어 시공사의 책임이 부정되거나 배상액이 대폭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스프링클러 누수: 설계상 하자인가, 시공상 하자인가?
과거 LH나 SH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아파트 현장에서는 습식 스프링클러 설비의 배관으로 이음새 없는 동관(KS D 5301)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흐르는 물이 아닌 정체되어 있는 스프링클러 배관의 특성상, 산화침전물에 의한 틈 부식이나 산소 농도 차이로 인해 배관에 미세한 구멍이 뚫리는 이른바 '공식(孔蝕, Pitting Corrosion) 현상'이 발생하여 대규모 누수로 이어지는 사태가 빈발했습니다.
이때 입주자 측이나 발주처는 "시공 과정에서 배관 내부에 이물질이 유입되어 부식이 촉진된 시공상 하자이므로 전면 교체하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시공사 측은 "동관 자체가 정체된 수질 환경에 부적합한 자재임에도 이를 사용하도록 한 발주처의 '설계상 하자'이므로 책임이 없다"고 맞섭니다.
이에 대해 최근 하급심 법원의 주류적인 경향은 이를 원칙적으로 '설계상 하자'로 보는 편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23. 12. 8. 선고 2021나2042932 판결 등 참조) 즉, 시공사가 발주처의 설계도면과 시방서(동관 사용 지시)에 따라 적법하게 시공했다면, 시공 과정에서 이물질을 유입시켰다는 등 특별한 시공상 과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한 수급인인 시공사에게 하자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또한, 누수가 일부 세대에서만 국지적으로 발생했음에도 전체 세대의 배관을 전면 교체하는 비용을 산정하는 것은 과다하다고 보아 보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실무적 태도입니다.
2. 조경수 고사: 시공 불량인가, 유지관리 소홀인가?
아파트 단지 내 조경수 고사 문제 역시 소송 단골 쟁점입니다. 국토교통부 고시인 「공동주택 하자의 조사, 보수비용 산정 방법 및 하자판정기준」에 따르면, 조경수 수관부(가지와 잎이 있는 부분)의 가지가 3분의 2 이상 고사되거나 생육상태가 극히 불량하여 회복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고사(枯死)된 것으로 간주하여 시공 하자로 판정하고, 설계도서의 조경수 규격을 기준으로 재식재 비용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물이라는 조경공사의 특성상, 시공사가 규격에 맞게 제대로 심었더라도 입주 후 병충해, 기상이변, 또는 입주자대표회의(관리사무소)의 물주기 등 '유지관리 소홀'로 인해 나무가 죽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하자담보책임 기간 내에 조경수가 고사한 경우 일응 시공사의 하자로 인정하여 재식재 비용을 산출하되, 생물인 수목의 특성과 입주자 측의 관리 책임 등을 폭넓게 고려하여 신의칙에 따른 '책임제한(감액) 법리'를 대폭 적용하는 것이 대다수 하급심의 태도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0. 21. 선고 2018가합582116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시공사가 입주민의 요청으로 이미 대체 식재나 추가 식재를 해준 부분에 대하여 이를 하자보수비에서 공제할 것인지 여부도 소송에서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포인트입니다.
원인 규명과 입증책임 분배가 승패를 가른다
실무적으로 이러한 특수 하자 소송은 막연히 "물이 샌다, 나무가 죽었다"는 결과만으로 시공사의 책임을 단정 지을 수 없으며, 고도의 전문적인 건설 감정을 통해 그 근본적인 원인(설계 오류인지, 시공 불량인지, 유지관리 소홀인지)을 치밀하게 밝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고(입주자대표회의 또는 발주처) 입장에서는 누수 부위의 시료를 채취하여 이물질 유입 등 명백한 시공상 과실을 입증해 내야 전면 재시공에 가까운 배상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고(시공사) 입장에서는 설계도서 준수 사실, 수질의 특성, 입주자 측의 관리 부실 정황(조경수 관리 일지 등)을 적극적으로 현출하여 부당하게 부풀려진 수십억 원의 하자보수비를 삭감하는 방어 전략을 취해야 합니다.
설비 및 조경 하자 분쟁은 복잡한 공학적 원인 규명과 법리적 책임 배분이 교차하는 영역이므로, 분쟁 초기부터 구체적인 법률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대규모 공동주택 하자 분쟁과 건설 감정 실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부당한 손해를 막고 의뢰인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스프링클러 누수나 조경수 고사 등 까다로운 하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법무법인 청출의 전문가들과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배기형 변호사는 국방시설본부와 대형로펌의 건설/부동산팀에 근무하며 관급공사를 비롯한 대규모 건설공사, 국방시설사업, SOC건설사업을 비롯한 국가계약 및 건설공사의 전 과정에 대하여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관련 소송을 해결한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관급공사, 민간건설공사, 공공조달계약, 국유재산, 지방재산, 공공재산과 관련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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