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입니다.
공사가 한창인데 업체가 갑자기 현장에 나오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 인테리어·소규모 건축 공사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이때 가장 흔한 대응이 “급하니까 일단 다른 업체를 불러 마무리하자”인데, 이것이 오히려 발주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증거를 남기고 → 재개를 요구하고 → 그 다음에 정리하는 순서입니다.
[목차]
다른 업체부터 부르면 안 되는 이유
가장 먼저 할 일 – 현장을 증거로 남기기
상당한 기간을 정해 공사 재개를 요구하기
‘하자’는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아닙니다
계약과 다른 자재를 썼다면
분쟁이 시작됐다면
1. 다른 업체부터 부르면 안 되는 이유
업체가 공사를 중단했다고 해서 계약이 저절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발주자가 현장을 철거하거나 다른 업체를 투입하면, 기존 업체는 나중에 “우리는 마무리할 수 있었는데 발주자가 공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구도가 뒤집힙니다. 업체의 채무불이행을 따져야 할 사안이 발주자의 수령지체나 협력의무 위반 문제로 옮겨가고, 발주자가 오히려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여지가 생깁니다. 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다른 업체가 손을 대는 순간 중단 시점의 시공 상태를 사후에 확인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기성고가 얼마였는지, 어디가 미시공이었는지, 어떤 하자가 있었는지를 다투는 단계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지는 셈입니다.
2. 가장 먼저 할 일 – 현장을 증거로 남기기
업체와 연락이 끊겼다고 판단되면 그날의 현장 상태를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다음 항목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현재 공사 진행 상태 – 전체 현장을 한눈에 보이도록, 그리고 공종별로 나누어
미시공 부분 – 어디까지 되어 있고 어디부터 손대지 않았는지
시공된 부분의 상태 – 수평·수직, 마감, 누수·균열 여부
사용된 자재 – 제품 라벨, 박스, 각인 등 자재를 특정할 수 있는 것
촬영 날짜가 남도록 하고, 가능하면 제3자가 함께 확인하거나 관리사무소·이웃 등 객관적 정황을 함께 확보해 두면 좋습니다. 나중에 감정을 하더라도 중단 시점의 상태를 보여주는 자료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기성고 산정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3. 상당한 기간을 정해 공사 재개를 요구하기
증거를 남겼다면 다음은 문서로 재개를 요구하는 단계입니다. 문자나 카카오톡도 기록은 되지만, 분쟁 가능성이 보인다면 내용증명이 안전합니다.
이 절차는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법적 의미가 있습니다. 민법 제544조는 당사자 일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때에는 상대방이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상당한 기간을 정한 재개 요구’는 나중에 계약을 해제하기 위한 전제 절차입니다. 다만 같은 조 단서에 따라, 업체가 미리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 없이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내용증명에는 계약 내용과 중단 경위, 재개를 요구하는 구체적 기한, 기한 내 재개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뜻을 함께 적습니다. 업체가 끝내 응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되면, 이후 다른 업체를 투입해 마무리하는 데 든 추가 비용은 민법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으로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4. ‘하자’는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아닙니다
공사 결과를 두고 다툴 때 가장 많이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법적으로 하자는 “보기 싫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가 아니라 계약에서 정한 내용이나 통상 요구되는 품질·시공 기준에 미달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주장은 이렇게 정리되어야 합니다 – 계약서·견적서·시방서·내역서상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수평·수직이 맞지 않거나, 누수·균열이 있거나, 마감 불량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것처럼 제3자가 검증할 수 있는 형태로 특정해야 합니다.
하자가 인정되면 도급인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보수에 갈음하거나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67조). 다만 같은 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데 보수에 과다한 비용이 드는 경우에는 보수 청구가 제한됩니다.
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민법 제668조는 완성된 목적물의 하자로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 해제를 인정하면서도,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에 대해서는 해제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공사의 성격에 따라 ‘해제’라는 선택지 자체가 막힐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보수·손해배상·감액 중 무엇을 구할지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5. 계약과 다른 자재를 썼다면
약속한 자재와 다른 자재가 들어간 경우, 자재의 종류·브랜드·모델명·등급이 계약의 중요한 내용이었다면 이는 계약 내용과 다른 시공입니다. 이때는 하자보수, 대체시공, 감액, 손해배상 청구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입증입니다. 계약서에 “고급 자재”, “좋은 자재”처럼 애매한 표현만 적혀 있으면 무엇이 약속과 달랐는지를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업체는 “그 정도면 고급에 해당한다”고 다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약 단계에서 자재명, 제조사, 모델명, 규격·등급까지 계약서나 견적서에 특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공사가 시작된 뒤라도, 자재를 변경하기로 협의했다면 그 내용을 문자로라도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6. 분쟁이 시작됐다면
업체가 중단한 사안은 대체로 기성고 정산, 하자, 지연에 따른 손해가 한꺼번에 얽힙니다. 발주자가 지급한 금액과 실제 시공된 가치가 얼마나 차이 나는지, 계약을 해제할 것인지 유지하며 보수를 구할 것인지에 따라 청구 구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리고 잔금 처리는 신중해야 합니다. 업체에 책임이 있다는 생각으로 잔금을 전액 보류하면, 기성고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오히려 발주자가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도급계약 해제, 기성고 산정, 하자보수·손해배상 등 공사 분쟁을 다수 수행해 왔습니다. 업체가 현장을 비운 상황이라면, 현장을 정리하기 전에 계약서·견적서와 현장 사진을 지참해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본 게시글은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관련 업무 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