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최종하 변호사입니다.
"임원이니까 근로자가 아니지 않나요?" 인사담당자분들이 임원에 대한 인사조치를 검토하실 때 가장 먼저 떠올리시는 의문입니다. 그러나 회사 내 직급 체계상 '임원'이라고 하여, 반드시 근로기준법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등기이사라고 하더라도, 대법원은 그 지위가 형식·명목적이거나, 위임사무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결국 임원이라는 직함 자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떻게 일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1. 임원이라도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
임원의 근로자성은 ①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결정하는지, ② 취업·복무·인사규정의 적용을 받는지, ③ 업무상 구체적 지휘·감독을 받는지, ④ 근무시간·장소가 구속되는지, ⑤ 보수가 근로의 대가성을 갖는지, ⑥ 4대 보험 가입 등 사회보험 처리는 어떠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예를 들어, 비등기이사로서 부사장이었던 자가 대표이사에게 일일·주간 업무보고를 하고, 카카오톡으로 수시 보고와 지시를 받으며,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른 징계절차로 해고된 사안에서, 법원은 그 임원이 실질적으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1. 11. 26. 선고 2020구합83904 판결).
마찬가지로, 형식상 등기이사로 등재되어 있더라도, 회사 설립 시 대표이사의 부탁으로 사내이사로 등재되었을 뿐 실제로는 영업팀장으로서 매일 출근하여 상품 등록·판매·업체관리 업무를 수행하였고 모든 의사결정과 최종 결재가 대표이사에게 귀속되어 있었던 사안에서, 법원은 그 등기이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여 임금채권보장법상 체당금 지급대상으로 보았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7. 1. 19. 선고 2016누67778 판결).
2. 임원이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은 경우
반면, 임원이 진정한 의미의 경영자로서 활동한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됩니다.
지방공사의 상임이사로 공개채용된 등기이사가 임원채용계약을 체결하고 본부장을 겸직하면서 이사회에 참석하여 자본금 증자·예산·안전계획 등 안건에 대해 심의·의결권을 행사한 사안에서, 법원은 그가 전문경영 목적으로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독립적으로 운영하며 경영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였다고 보아 근로자성을 부정하였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24. 10. 25. 선고 2024구합52780 판결).
또한 비등기 임원으로 위촉되어 최고 수준의 연봉과 법인차량·법인카드·스톡옵션 등 일반 근로자와 차별화된 처우를 받으면서, 기술개발 총괄 업무에 대한 예산·비용 전결권 및 채용·평가 등 폭넓은 권한을 행사하였고 출퇴근 통제도 받지 않았던 사안에서도 법원은 근로자성을 부정한 바 있습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5. 14. 선고 2024가단239757 판결 ).
위 사례들의 공통점은 ① 경영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였고, ② 독립된 업무영역을 총괄하였으며, ③ 일반 근로자와 차별화된 처우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직함이 임원이고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임원의 근로자성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업무 수행 양태가 결정적인 기준이 됩니다.
3. 실무상 시사점
임원의 근로자성 판단은 임원에게 퇴직금·미사용 연차수당·체당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지, 위촉계약의 임의 해지가 부당해고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 중요 쟁점들에 직결됩니다.
때문에 회사가 임원에 대한 인사조치를 검토할 때에는, 그 임원이 실제로 어떻게 일해 왔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여야 합니다. 등기 여부나 직함만 보고 "임원이니 자유롭게 위촉을 종료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사후에 부당해고로 평가되어 원직 복직과 임금 상당액 지급 의무를 부담할 위험이 있습니다. 반대로 실질이 경영자에 해당하는 임원에게 무조건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절차를 거치는 것도 사내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임원 임용 단계에서부터 그 직무 범위와 권한, 보수 체계, 보고·결재 라인을 명확히 설계하고, 일반 근로자와 차별화된 운용 실태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리스크 관리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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