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박종한 변호사입니다.
공사도급계약이 중도에 해제되는 경우, 해제의 소급효는 어디까지 미치는지,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경우 수급인 또는 도급인의 귀책사유에 따라 법률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외 민법 제673조에 따른 해제 및 합의해제의 경우 법률관계는 어떠한지가 문제됩니다. 이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Question] 도급계약 해제시 법률관계
[Answer]
가. 해제의 소급효와 제한
일반적으로 계약이 해제되면 계약관계가 소급적으로 소멸되고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그런데 건축공사에 있어서는 원상회복이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게 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때에는 그 소급효가 제한된다는 것이 통설 및 판례의 입장입니다. 즉 미완성부분에 대하여서만 도급계약이 실효되고, 수급인은 해제한 때의 상태 그대로 건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며, 도급인은 그 건물의 완성도 등을 참작하여 인도받은 건물에 상당한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3454 판결).
다만, 해제의 소급효 제한 법리가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도급인이 완성된 부분을 바탕으로 다른 제3자에게 공사를 속행시킬 수 없는 경우이거나, 쓰레기 매립장의 폐기물처리시설이나 하수처리장의 총인처리시설과 같은 플랜트 공사에 있어 요구되는 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하여 해제의 소급효를 인정한 판례들도 있습니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30160 판결, 대법원 1994. 8. 12. 선고 92다41559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 2. 21. 선고 2018나2044563, 2018나2044570 판결).
나. 채무불이행 해제 — 수급인 또는 도급인의 귀책사유
(1)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도급계약이 해제되면, 통상 해제의 소급효가 제한됨에 따라 (i) 수급인은 해제 당시의 상태 그대로 건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여야 하고, (ii) 도급인은 인도받은 건물의 기성고에 해당하는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게 됩니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3454 판결). 또한 (iii) 지체상금 약정이 있으면, 수급인은 계약상 완공기한 다음날(시기)부터 '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을 때'(현실로 해제한 때가 아님)로부터 해제 후 다른 업자에게 의뢰하여 공사를 완공할 수 있었던 시점(종기)까지의 기간에 대한 지체상금을 부담하게 되며(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다14846 판결), (iv) 공사지연과 관계없는 손해(공사 중단 및 해제 이후 다시 공사를 완공하기 위해 증가된 공사비 등)에 대하여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게 됩니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0다31885 판결).
(2) 건설용지의 지정 및 제공, 자재선정 및 공급 등 도급인의 사전 협력행위가 없어서 수급인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경우, 도급인의 지시가 부당하여 공사를 중단한 경우 등 도급인의 행위로 인하여 공사가 중단된 경우에는, 채권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이행불능 조항(민법 제538조 제1항)을 유추하여 수급인은 도급인에게 공사대금청구권을 갖게 됩니다. 이 경우 계약상 공사대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데, 실질 청구액은 위 금액에서 이행불능으로 수급인이 면하는 자기 채무액을 공제한 금액이 된다는 견해(민법 제538조 제2항)와 기시공 부분의 공사대금만 청구할 수 있되 여기에 추가하여 도급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손해배상액(계약이 정상적으로 이행되었을 경우 수급인이 얻었을 예상이익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견해가 대립됩니다. 다만, 어느 경우든 실질적인 금액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한편, 도급인의 귀책사유로 도급계약이 해제된 경우에도, 그 해제사유가 없었더라도 수급인의 책임있는 사유로 공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면,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그 지체상금 규정을 적용하여 지체책임을 추궁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34043, 34050 판결).
다. 민법 제673조에 따른 해제
민법 제673조는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도급인은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발주자의 주문에 따른 대체가 어려운 성격을 가진 도급계약의 특성(비대체성)을 고려하여, 계약의 성립 후 도급인의 사정변경에 따라 도급인에게 그 일의 완성이 불필요하게 된 경우 수급인의 손해를 배상할 것을 조건으로 도급인이 자유로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하고자 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습니다.
법문은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도급인이 해제를 하기 위하여 미리 손해배상을 제공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됩니다. 또한 위 민법 규정은 당사자 사이의 특약이 없는 경우에 관한 것이므로, 특약으로 해제권을 유보한 경우에 그 유보된 해제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약정이 없는 이상 수급인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의무는 없습니다.
위 민법 규정에 따른 손해배상의 범위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의 범위와 마찬가지로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모든 손해인데, 통상적인 경우에는 이는 수급인이 이미 지출한 비용과 일을 완성하였더라면 얻었을 이익을 합한 금액이 될 것입니다. 이 경우 위 민법 규정의 취지상 도급인은 과실상계 또는 손해배상예정액의 감액을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손익상계는 허용되어야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37296 판결).
라. 합의해제
계약 체결 이후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러한 합의해제는 명시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묵시적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러한 합의해제를 "공사타절"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합의해제의 경우에는 다른 계약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해제 시에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하기로 특약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유보하는 의사표시를 하는 등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89. 4. 25. 선고 86다카1147, 1148 판결).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해제시에 당사자 간에 기성고 부분에 대한 정산에 합의한 경우에는 이에 따르면 됩니다. 또한, 합의해제의 경우에는 민법 제548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아 반환할 금전에 그 받은 날로부터의 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다16011 판결).
한편, 합의해제를 하더라도 정산 합의가 없는 경우(묵시적인 합의를 한 경우에 흔함)에 수급인이 기성고 부분에 대한 공사대금청구권을 갖는지 문제되는데, 대법원은 이를 긍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345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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