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의 배기형 변호사입니다.
건설 현장에서 발주처(도급인)는 시공사(수급인)가 공사를 도중에 포기하거나 지연하는 등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위험에 대비하여, 건설공제조합이나 서울보증보험(SGI) 등으로부터 발급받은 '계약이행보증서'를 제출받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공사의 자금난이나 부실시공으로 공사가 중단되어 발주처가 보증기관에 계약이행보증금을 청구하면, 보증기관은 "보증기간 내에 적법하게 도급계약을 해제하지 않았으므로 보증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발주처 입장에서는 시공사가 공사를 망친 사실이 명백한데도, 단지 '계약 해제 통보'를 늦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억 원의 보증금을 날릴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오늘은 계약이행보증금을 청구하기 위해 수급인의 단순 채무불이행만 있으면 족한 것인지, 아니면 반드시 도급계약의 '해제'가 선행되어야만 하는지 대법원 판례를 통해 명확한 기준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계약이행보증금의 '보증사고' 판단 기준: 계약 해제의 요건성 여부
[Question] 시공사가 완공 기한을 넘기고 현장을 방치하는 등 명백한 채무불이행을 저질렀습니다. 발주처가 시공사와의 계약을 명시적으로 해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보증기관에 계약이행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Answer] 도급계약서 및 보증약관의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원칙적으로는 계약 해제가 보증기간 내에 선행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예외적으로 계약 해제가 단순한 절차적 요건에 불과하여 기간 도과 후의 해제라도 보증금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대법원은 보증기관이 책임을 지는 '보증사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으로 계약 내용에 편입된 보증약관과 주계약(공사도급계약)의 내용을 종합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사안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판단하고 있습니다.
1. 계약 해제가 필수적인 '보증사고의 요건'인 경우 (원칙)
공사도급계약서에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 또는 해제한 경우 계약보증금은 도급인에게 귀속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수급인이 단순히 주계약에서 정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여 도급인이 바로 계약보증금을 자신에게 귀속시킬 수는 없고, 도급인이 주계약에서 정해진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주계약을 해지 또는 해제하여야 비로소 계약보증금을 귀속시킬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5. 9. 29. 선고 2005다32715 판결). 즉, 보증기간 내에 수급인의 채무불이행 사실이 발생했더라도, 발주처가 '보증기간 안에' 명시적으로 계약 해지 통보를 하지 않았다면 보증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보증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2. 계약 해제가 단순한 '절차적 요건'에 불과한 경우 (예외)
다만, 주계약의 공사기간 종기와 보증서의 보증기간 종기가 '동일한 날짜'로 일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완공 기한 자정까지 공사를 마치지 못해야 비로소 채무불이행(이행지체) 사유가 발생하므로, 발주처가 보증기간 내에 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시간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만일 주계약의 실제 해제에 의하여 비로소 보증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면 보증기간 종료일까지 도급계약을 해제할 수 없어 보증사고 발생이 불가능해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하며, 이 경우에는 실제로 주계약을 해제한 때가 아니라 '계약 해제 사유의 원인이 되는 의무 불이행이 발생한 때(즉, 공사기한 도과 시)'에 이미 보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다99331 판결). 따라서 이 경우에는 보증기간이 끝난 직후에 계약을 해제하고 보증금을 청구하더라도 보증기관은 지급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해당 사안에서는 보증약관에 '보증기간 만료일 다음날부터 15일 이내에 해제하고 보증금을 청구하여야 한다'는 별도의 청구기한이 정해져 있었으므로, 실제 적용되는 보증약관에 이러한 청구기한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나아가 보증보험 약관 자체에 "계약자의 정당한 사유 없는 주계약의 불이행이 보험사고이며, 주계약의 해제는 보험기간 안에 있을 것을 요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 그 자체로 보험기간 내에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인정됩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27978 판결). 다만 이 경우에도 해제를 무한정 늦출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위 판결에서, 채무불이행 사실을 안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 내에 주계약을 해제하지 않으면 그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시점부터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진행하는 것으로 보아, 3년이나 지나서 뒤늦게 해제한 발주처의 보험금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약관이 있더라도 채무불이행 사실을 확인한 즉시 해제 절차를 밟아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핵심: 보증기간 만료 전 계약 해제 통보를 완료하라
결국 실무적으로 발주처(도급인) 입장에서는 시공사가 공사를 지연하거나 부도가 났을 때 마냥 기다리거나 현장 소장과 구두로만 다투어서는 안 됩니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계약이행보증서의 보증기간 만료일'입니다. 보증기간 만료일이 다가오고 있다면, 지체 없이 내용증명을 통해 시공사에게 이행을 최고하고 보증기간이 끝나기 전에 명시적으로 '도급계약 해제 통보'를 완료하는 것이 수억 원의 보증금을 지켜내는 가장 안전하고 선결적인 조치입니다. 만약 이미 보증기간이 지났다면, 해당 계약서와 약관의 문언을 치밀하게 분석하여 계약 해제가 단순한 절차적 요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입증해 내야만 합니다.
계약이행보증금 청구 분쟁은 건설 도급계약의 해제 법리와 보험(보증) 약관의 까다로운 해석이 정면으로 교차하는 고도의 전문 영역이므로, 사고 발생 초기부터 구체적인 법률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건설 현장의 복잡한 계약 관계와 보증기관의 면책 항변 논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발주처가 억울하게 보증금을 떼이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시공사의 부도나 공사 중단, 보증기관의 지급 거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법무법인 청출의 전문가들과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배기형 변호사는 국방시설본부와 대형로펌의 건설/부동산팀에 근무하며 관급공사를 비롯한 대규모 건설공사, 국방시설사업, SOC건설사업을 비롯한 국가계약 및 건설공사의 전 과정에 대하여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관련 소송을 해결한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관급공사, 민간건설공사, 공공조달계약, 국유재산, 지방재산, 공공재산과 관련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국내 5대 대형로펌, 검찰, 대기업 법무팀 출신의 변호사들로만 이루어져 있고, 한 명의 변호사가 아닌 사건과 관련된 분야의 전문 변호사들이 팀을 구성하여 대응합니다. 청출은 특정 쟁점만 해결하는 것을 넘어 사업 전반에 대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여, 궁극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법률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목표 달성에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주저없이 청출에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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