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포렌식, 변호인에게 통지하지 않았다면: 대법원 2024도19106
본인이 휴대전화 포렌식에 참여했더라도 변호인에게 별도로 참여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압수 절차가 위법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통지가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영상이 반드시 증거에서 제외되지는 않으므로, 변호인 선임 시점과 통지 내역, 실제 탐색·복제 과정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도19106 판결은 변호인에 대한 통지 누락을 위법하다고 보면서도, 이 사건에서는 예외적으로 영상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절차가 위법한지와 그 증거를 재판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나누어 판단한 사건입니다.
1. 동의에 따른 탐색 뒤 영장을 받아 영상을 압수했습니다
피고인은 스토킹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되었습니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피고인이 성관계 영상 등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관련 영상을 찾기 위해 피고인에게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요구했고, 동의를 받아 사진첩을 탐색하다가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피고인은 첫 조사 당일인 2024년 1월 1일 조서에 휴대전화 탐색이 자신의 동의 아래 이루어졌다는 내용을 직접 적었습니다. 다음 날에는 변호인 선임신고서가 제출되었습니다. 경찰은 이후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아 1월 4일 휴대전화에서 영상 네 개를 찾아 압수했습니다.
피고인은 영장에 따른 탐색·복제 과정에 참여했지만, 변호인은 사전통지를 받지 못해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 영상들은 준강제추행과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에 관한 증거였습니다. 제1심은 쟁점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영상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해당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2. 본인이 참여했다면 변호인 통지는 생략해도 될까요
변호인의 참여권은 본인이 현장에 있다는 이유로 없어지는 권리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피압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변호인에게 주어진 고유한 권리라고 설명했습니다. 본인이 참여하겠다고 했거나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변호인에게는 별도로 참여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두 차례의 절차를 구별했습니다. 1월 1일의 탐색은 피고인의 동의에 따른 것이고 참여권도 보장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1월 4일 영장 집행에서는 변호인에게 미리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으므로 압수절차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이 본인과 변호인 중 한쪽에게만 참여권을 보장하면 된다는 취지로 판단한 부분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처음 휴대전화 확인에 동의한 사실이나 나중에 본인이 참여한 사실만으로 변호인 통지 누락까지 적법해지지는 않은 것입니다.
3. 위법한 절차인데도 증거로 사용한 이유
대법원은 통지 누락을 확인한 뒤에도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증거를 배제하는 것이 형사사법 정의의 실현 취지에 반하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첫째, 피고인이 영장 집행 전 과정에 참여하여 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가 임의로 복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았습니다. 단순히 경찰서에 있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실제 탐색·복제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둘째, 피고인이 집행 중 변호인 참여를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도 피고인과 통화하여 긴급체포와 조사 사실을 알았고 선임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영장 집행 상황을 문의하거나 참여를 요구한 사실이 없었습니다. 이는 예외를 인정할 때 고려한 사정 중 하나이며, 요구가 없으면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본다는 뜻은 아닙니다.
셋째, 경찰은 동의를 받아 탐색하다 영상을 발견한 뒤 더 이상의 수사를 중단하고 영장을 받아 압수했습니다. 대법원은 그 경과에서 적법절차를 지키려는 노력이 보이고, 의도적으로 변호인의 참여권을 침해하려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영상 등의 증거능력과 쟁점 공소사실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4. 참여권과 증거배제는 형사소송법에서 출발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21조는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참여할 권리를, 제122조는 집행 일시와 장소를 미리 통지할 의무를 정합니다. 다만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한 때나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통지의 예외가 있습니다. 경찰의 압수·수색에는 제219조에 따라 이 규정들이 준용됩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증거배제가 원칙이고, 이 판결의 증거 사용은 예외입니다. 법원은 절차를 어긴 내용과 정도,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한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 판단합니다.
2024년 영장 집행 당시와 2026년 10월 17일 현재를 비교하면 제121조·제122조·제308조의2의 내용은 같습니다. 제219조는 수사 주체와 일부 처분에 대한 검사의 관여 문구가 개정되었지만, 경찰의 압수·수색에 참여권과 통지 규정을 준용하는 부분은 유지되어 있습니다.
5. 이미 영상이 증거로 제출됐다면 무엇을 다퉈야 할까요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과 함께, 그 때문에 어떤 참여 기회를 잃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본인이 전 과정을 지켜봤는지, 선별된 결과만 나중에 보았는지에 따라 이 판결과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변호인이 참여를 요청했는데도 집행이 진행됐다면 요청한 시점과 답변도 중요합니다.
변호인은 선임신고서와 통지 기록, 참여 요청 내용, 압수·수색 기록을 대조하여 실제 집행 경위를 확인하고 증거배제 사유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수사 중에는 기록 열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우선 본인이 받은 서류와 연락 내역을 보존하고, 기소 후 열람한 기록에서 탐색·복제 경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혐의를 부인한다면 영상의 증거능력과 함께 나머지 증거가 혐의를 뒷받침하는지도 다퉈야 합니다. 행위 자체를 인정하는 경우에도 인정하는 범위와 증거 사용에 관한 의견은 구별하여 정해야 합니다. 절차 위반을 주장하기 위해 실제 있었던 일까지 다르게 진술해서는 안 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영상을 못 쓰게 되면 피해자 진술도 없어지나요?
A. 영상의 증거능력과 피해자 진술의 증거능력은 따로 판단합니다. 위법한 수집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독립적으로 확보된 증거인지 등을 살펴야 하므로 영상이 배제된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증거까지 모두 제외되지는 않습니다.
Q. 포렌식이 끝난 뒤 변호인을 선임해도 다툴 수 있나요?
A. 이미 끝난 절차라도 위법한 수집 사유가 있는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집행 당시 변호인이 선임되어 있던 이 사건과는 전제가 다르므로,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변호인에게 통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Q. 변호인에게 참여를 부탁했다는 문자도 보관해야 하나요?
A. 보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변호인에게 부탁한 사실과 수사기관에 참여 요구가 전달된 사실은 다르므로, 누가 언제 어떤 요청을 하고 답변을 받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7. 마치며
이 판례가 내 사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변호인 통지 누락이라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본인이 실제로 참여한 범위, 변호인이 참여를 요구한 경위, 경찰이 영상을 발견하고 압수하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본인이 참여했다는 이유로 절차상 문제를 포기할 필요도, 통지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죄를 예상할 이유도 없습니다. 변호인의 참여권이 어떻게 침해되었는지 기록으로 밝히고, 이 판결에서 예외를 인정한 사정이 자신의 사건에도 있는지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