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표시·광고의 유형과 판단 기준 - 표시광고법 4유형과 오인가능성·중요사항성

[표시광고] 부당한 표시·광고의 유형과 판단 기준

[표시광고] 부당한 표시·광고의 유형과 판단 기준

[표시광고] 부당한 표시·광고의 유형과 판단 기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엄상윤 변호사입니다.

기업이 자신의 상품, 용역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표시·광고는 그 자체로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한 축을 이루지만, 소비자에게 부정확하거나 오도된 정보를 전달할 경우 상거래 질서와 소비자 보호에 심각한 왜곡을 낳게 됩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이 부당한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시정조치, 과징금, 형사고발 등 광범위한 제재 권한을 부여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문제는 어떤 표현이 어떠한 이유로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부당성은 어떤 잣대로 측정되는지의 판단 기준이 반드시 직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표시광고법이 정한 네 가지 부당 광고 유형의 얼개를 먼저 정리한 뒤, 개별 유형을 관통하는 판단의 기준선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부당 표시·광고 네 가지 유형과 각 유형의 관문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은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를 (i)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ii) 기만적인 표시·광고, (iii)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iv) 비방적인 표시·광고의 네 유형으로 구분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3조가 각 유형의 세부 요건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판단의 궁극적 관문은 위 각 유형에 해당하는 표시·광고가 (i)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고(오인가능성), (ii)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지(공정거래저해성)라는 두 축의 관문을 통과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됩니다.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거짓·과장의 표시·광고는 사실과 다르게 표시·광고하거나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표시·광고하는 유형입니다. 사실 자체와 어긋나는 진술뿐 아니라, 사실을 부풀림으로써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실제 상품·용역의 내용을 잘못 인식하게 되는 것 역시 이 유형의 규제 범위에 포함됩니다.

기만적인 표시·광고

기만적인 표시·광고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표시·광고하는 유형입니다. 거짓·과장이 ‘적극적으로 부풀린 표현’이라면 기만은 ‘소비자에게 알려주어야 할 사항을 알려주지 아니한 소극적 은폐’가 문제된다는 점에서 결이 다릅니다. 특히 무엇을 반드시 소비자에게 고지하여야 하는지에 관한 이른바 ‘중요사항’ 판단이 실무에서 잦은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는 비교 대상이나 기준을 명시하지 아니하거나 객관적 근거 없이 자기의 것과 다른 사업자의 것을 비교하여 우량 또는 유리하다고 표시·광고하는 유형입니다. 정당한 비교 광고가 소비자 정보 제공에 기여하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부당한 비교는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므로 그 경계 획정이 규제의 핵심입니다.

비방적인 표시·광고

비방적인 표시·광고는 다른 사업자 또는 그 상품·용역에 관하여 객관적 근거가 없는 내용을 표시·광고하거나 불리한 사실만을 표시·광고하여 비방하는 유형입니다. 표현이 진실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불리한 사실만을 선별적으로 강조하는 방식이라면 이 유형의 규제 범위 안에 들어옵니다.


부당성 판단에 관한 세 가지 기준

네 가지 유형 각각의 요건이 위와 같이 구별되는 한편, 개별 사안에서 실제로 부당성이 인정될지 여부는 세 가지 공통 기준선 위에서 판단됩니다.

판단의 관점: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와 전체적·궁극적 인상

첫 번째 기준점은 ‘판단의 관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입니다. 대법원은 부당한 표시·광고 여부를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그 표시·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궁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확립하여 왔습니다. 광고주가 의도한 내용이나 문언의 자구적 해석보다는, 통상의 소비자가 실제로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되는지가 결정적이라는 관점입니다. 여기에서 ‘전체적·궁극적 인상’이란 광고의 개별 문구를 단편적으로 분리하여 판단하지 아니하고, 광고 전체의 시각적·언어적 구성이 소비자에게 남기는 전반적 이미지를 종합하여 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오인가능성의 판정: 결과가 아닌 우려의 존재

두 번째 기준점은 오인가능성의 판정입니다.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표시·광고가 실제로 소비자를 오인시켰다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구되지 아니하며, 오인시킬 우려만 존재하여도 규제의 대상이 됩니다. 이는 표시광고법이 사후적 피해 회복이 아니라 사전적 시장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규제법이라는 성격을 반영한 것으로, 실무에서 광고주가 “우리 소비자는 그렇게 인식하지 않았다”거나 “실제 오인 사례가 없다”고 항변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부당성이 부정되지 않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중요사항성: 소비자 구매 결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사항인지

세 번째 기준점은 중요사항성입니다. 특히 기만적 표시·광고 유형에서 결정적 잣대로 기능하는 이 기준은, 광고에서 은폐·축소된 사항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묻는 것입니다. 상품의 가격·수량·품질·성능·용도·규격·거래조건·안전성·판매지역·A/S 조건·환불·해지·계약해제 조건 등 소비자가 통상적으로 구매 판단에 반영하는 정보가 대표적입니다. 사소한 사항의 미고지까지 모두 기만으로 포섭한다면 광고 실무가 마비될 것이므로, 중요사항 필터링을 통해 규제의 초점을 소비자 보호가 실질적으로 필요한 영역에 맞추는 장치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기준점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지 아니하고 상호 결합하여 부당성 판단의 종합 판단 지표를 이룹니다. 즉 (i) 일반 소비자의 전체적 인상 관점에서, (ii) 오인가능성이 인정되는지, (iii) 그 오인이 중요사항에 관한 것인지가 순차적으로 확인되어야 최종 부당성이 인정되는 구조입니다.


광고주가 고려해야 할 실무적 시사점

이러한 판단 구조는 광고주에게 몇 가지 실무적 의미를 던집니다.

광고 기획·심의 단계의 사전 검토

먼저 광고 기획·심의 단계에서 광고 문언과 이미지가 통상의 소비자에게 남길 전체적 인상을 미리 시뮬레이션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별 문구가 사실에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광고의 배치·강조·시각적 연출이 소비자의 인식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한다면, 그 인식과 실제 상품 내용 사이에 괴리가 있는 순간 부당성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본 상품은 A 성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라는 문언 자체는 진실이더라도, 그 문언이 광고 전면에 부각되어 소비자에게 마치 A 성분이 주된 효능 원료라는 인상을 남긴다면 실제 배합 비율이 미미할 경우 기만적 표시·광고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중요사항 고지의 완결성

다음으로 중요사항 고지의 완결성이 부당성 방어의 결정적 축이 됩니다. 상품·서비스에 관하여 소비자가 통상 알고자 하는 사항 중 광고주에게 불리한 정보를 축소·은폐하지 아니하고 균형 있게 표시하는 관행이 요구됩니다. 특히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건일수록 그 표시의 위치·크기·색상·유지시간이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며, 이른바 ‘작은 글씨 면책조항’만을 부기하는 방식은 부당성 판단에서 방어수단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최근 규제 흐름

한편 최근의 규제 흐름을 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i) AI로 생성한 가상인물을 활용한 광고에 대한 표시 의무를 신설한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2026. 6. 1. 시행), (ii) 전자상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사용후기 수집·처리 정보 공개 규제 신설(2026. 7. 21. 시행), (iii) 이른바 다크패턴 유형의 소비자 기만적 인터페이스에 대한 규율 확대 등, 종전에는 개별 판단의 회색지대로 남아 있던 영역들을 하나씩 명시적 규제 대상으로 편입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이는 전통적 4대 유형에 관한 판단 법리가 신흥 마케팅 방식에 그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영역에 대해 개별 심사지침·고시를 통해 판단 기준을 촘촘하게 세우는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부당 표시·광고가 인정될 경우 광고주는 표시광고법 제7조에 따른 시정조치와 함께 같은 법 제9조에 따라 관련 매출액의 2% 이내의 과징금(관련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5억 원 이내)이 부과될 수 있으며, 중대·명백한 위반의 경우 같은 법 제17조에 따른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나아가 표시광고법 제10조 이하가 정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로도 활용될 수 있으므로, 소비자 집단소송·부당광고 손해배상 사건에서 광고주가 부담하게 될 총 리스크는 행정제재의 범위를 훨씬 넘어설 수 있습니다.


부당 표시·광고의 판단이 결코 자구적 진실성 검토에 그치지 아니하고 소비자 인식·중요사항성·전체적 인상이라는 다층적 잣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광고 콘텐츠 제작 단계에서부터 법무·컴플라이언스 관점의 사전 필터링이 개입되는 실무 구조가 필요합니다. 표시광고법의 판단 지형은 판례와 심사지침·고시의 축적으로 계속 정밀해지고 있는 진행형 지도이므로, 규제 흐름의 변화 방향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것이 위법 리스크 관리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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