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기죄 편취 범의와 채무불이행의 경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다 사기인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다 사기인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다 사기인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의 이경준 변호사입니다.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임대인을 사기죄로 고소하려 합니다. 반대로 임대인 입장에서는, 계약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집값이 떨어져 돈이 묶였을 뿐인데 어느 날 사기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되기도 합니다.

두 상황 모두 결론은 하나의 질문으로 모입니다. ‘돈을 돌려주지 못한 것’이 곧 사기인가, 아니면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 경계를 가르는 기준이 바로 계약 당시의 ‘편취 범의’입니다.

오늘은 사기죄 성립의 판단 시점을 명확히 한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을 통해, 전세사기를 비롯한 재산범죄에서 어떤 경우에 형사처벌로 이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보증금을 못 돌려받았다고 모두 사기는 아니다

전세사기는 흔히 시세를 넘는 보증금, 과다한 선순위 근저당이 걸린 이른바 깡통전세, 명의만 빌려 준 바지 임대인 같은 형태로 나타납니다. 실제 피해가 크고 사회적 공분도 큽니다.

그러나 형사법의 시각은 결과가 아니라 ‘계약 당시 임대인이 어떤 상태였고 무엇을 속였는가’에 있습니다. 보증금 미반환이라는 결과만으로 곧바로 사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같은 ‘보증금을 못 받은 사건’이라도, 처음부터 돌려줄 생각이 없었던 계획적 사기와 시장 상황 탓에 반환이 막힌 채무불이행은 형사상 전혀 다른 취급을 받습니다. 이 구별을 놓치면 고소를 해도 무혐의로 끝나거나, 반대로 억울하게 형사 전과를 안게 됩니다.


2. 사기죄의 구조와 ‘기망’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타인을 기망해 착오에 빠뜨리고, 그 착오로 인한 처분행위로 재물이나 이익을 얻을 때 성립합니다. 기망, 착오,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기망은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경우뿐 아니라, 상대가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을 중요한 사정을 신의칙상 알릴 의무가 있는데도 숨기는 부작위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전세사기에서 선순위 권리관계나 반환 능력을 숨기는 행위가 문제 되는 이유입니다.


3. 대법원의 기준 - ‘행위 당시’와 편취 범의

대법원은 사기죄의 성립 여부를 반드시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돈을 빌리거나 계약할 당시에는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이후에 갚지 못했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일 뿐 사기죄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이미 채무자의 신용 상태를 알고 있어 변제 지체나 변제불능의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나중에 제대로 갚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기망이나 편취의 범의를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범행 전후의 재력과 환경, 거래의 이행 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같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계약 당시 속일 의사가 있었는지를 따집니다.

실제로 위 판결에서도 대법원은, 채무자가 빌린 돈의 몇 배에 이르는 금액을 꾸준히 갚아 왔고 소득 활동을 계속한 점 등을 근거로 차용 당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과만 보지 않고 계약 전후의 행동 전체를 읽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4. 전세사기에 적용하면

계약 당시 이미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태임을 알고 있었는데도 이를 숨긴 경우가 문제입니다. 시세를 크게 웃도는 보증금, 감당할 수 없는 선순위 채무, 실체 없는 바지 임대인을 내세운 구조라면 부작위에 의한 기망과 편취 범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계약 시점에는 권리관계가 정상이었고 보증금 반환에 문제가 없었으나, 이후 집값 하락이나 금리 급등으로 자금이 묶여 반환이 지연된 것이라면 채무불이행에 가깝습니다. 이 경계를 어디에 두느냐가 형사와 민사를 가릅니다.

여기서 위 대법원 판결의 취지가 그대로 이어집니다. 임차인이 계약 당시 등기부를 보고 선순위 근저당을 이미 알고 있었던 사정만으로 임대인의 편취 범의가 부정되지는 않지만, 반대로 반환이 늦어졌다는 결과만으로 편취 범의를 함부로 인정해서도 안 됩니다. 핵심은 언제나 ‘계약하던 그 순간’ 임대인의 의사와 능력입니다.


5. 피해자와 피의자, 양쪽 모두의 실무 포인트

피해를 입은 임차인이라면 ‘계약 당시의 정황’을 입증하는 자료가 관건입니다. 계약 시점의 등기부와 시세, 임대인의 재산 상태, 같은 임대인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다른 피해 사례 등은 편취 범의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이 됩니다.

반대로 사기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 임대인이라면, 계약 당시 반환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는 점, 그리고 사후에도 보증금 반환을 위해 실제로 노력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대응 방향을 초기에 잘못 잡으면 민사에 그칠 사안이 형사로 번질 수 있습니다.


6. 사건 초기에 확인해야 할 사항

다음을 먼저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① 계약 당시의 등기부·근저당·선순위 보증금 현황 ② 보증금과 실제 시세의 차이 ③ 임대인의 재산과 채무 상태 ④ 임대인이 실소유자인지 명의만 빌려 준 사람인지.

이어서 ⑤ 같은 임대인·중개인에게 발생한 다른 피해가 있는지 ⑥ 계약 전후로 임대인이 한 설명과 약속의 내용 ⑦ 보증금 반환을 위한 협의·이행 노력의 흔적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자료들이 편취 범의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7. 마무리

전세사기 사건은 피해자에게는 ‘왜 사기가 아니라는 것이냐’는, 피의자에게는 ‘왜 내가 사기냐’는 억울함이 맞부딪치는 영역입니다. 결국 승패는 계약 당시의 사정을 얼마나 촘촘하게 재구성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검사 출신 변호사의 시각에서 계약 당시의 정황과 편취 범의를 정밀하게 분석해, 고소 단계부터 수사·재판까지 전략을 세웁니다. 보증금을 둘러싼 형사 문제로 고민 중이시라면 초기 단계에서 상담받으시길 권해 드립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국내 5대 대형로펌인 김앤장, 광장, 태평양, 세종, 율촌과 검찰, 대기업 법무팀 출신의 변호사들로만 이루어져 있고, 한 명의 변호사가 아닌 사건과 관련된 분야의 전문 변호사들이 팀을 구성하여 대응합니다. 청출은 특정 쟁점만 해결하는 것을 넘어 사업 전반에 대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여, 궁극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법률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목표 달성에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주저없이 청출에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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