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의 배기형 변호사입니다.
건설 현장에서 원청(원사업자)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원에 기업회생절차(이른바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현장은 큰 혼란에 빠집니다. 하청업체(수급사업자)들은 밀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할까 봐 황급히 발주처를 상대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직불)'을 요청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발주처나 원청의 법정 관리인은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모든 채권 행사가 동결(금지)되므로 직불해 줄 수 없다"며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원청이 망해가는 상황에서 유일한 구명줄인 직불 청구마저 법적으로 가로막히는 것인지 혼란스럽고, 막대한 대금이 걸려 있다 보니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지곤 합니다.
오늘은 원청에 회생절차가 개시된 것이 하도급법상 직불 사유인 '지급불능'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채무자회생법의 채권 동결 규정과 하도급법상 직불 제도가 충돌했을 때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하는지 명확한 법령과 판례를 통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원청 회생절차 개시와 하도급대금 직불 : 지급불능 해당 여부와 도산법 충돌
[Question] 원청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을 때, 이를 이유로 발주처에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발주처가 채무자회생법을 근거로 지급을 거절할 수 있나요?
[Answer] 원청의 회생절차 개시는 하도급법상 적법한 직불 청구 사유가 되며 발주처는 채무자회생법을 핑계로 직불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제1호는 원사업자의 지급정지·파산,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사유가 있어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지급불능)'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지급을 요청한 때에 직불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다65839 판결은 여기서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란 채무자가 변제능력이 부족하여 즉시 변제하여야 할 채무를 일반적·계속적으로 변제할 수 없는 객관적 상태를 말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원청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것은 위 조항 소정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사유' 내지 객관적인 지급불능 상태에 해당하므로, 이는 적법한 직불 청구 사유가 됩니다.
실무상 가장 팽팽하게 맞서는 부분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과의 충돌입니다. 채무자회생법은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회생채권에 기한 강제집행을 금지하고(제58조), 회생계획에 의하지 않고는 채무를 변제하거나 소멸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제131조). 발주처는 이를 근거로 하청업체에게 돈을 직접 줄 수 없다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다17758 판결은 하도급법상 직불 제도를 우선하여 다음과 같은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1. 직불 청구는 강제집행이 아님
하도급법에 의한 하수급인의 직접지급청구는 채무자회생법 제58조가 금지하는 '회생채권에 기한 강제집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2. 변제 금지 규정의 배제 불가
원사업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채무자회생법 제131조의 변제 금지 규정 때문에 하도급법상 직접지급 규정의 적용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회생계획 인가에 따른 직불금 감축 불가
나아가 원청의 회생계획이 순조롭게 인가되어 하도급대금 채권 중 원금 일부와 이자 전액이 탕감(면제)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하수급인의 발주처에 대한 직접지급청구권은 그 회생계획에 따라 감축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명확히 판시하였습니다. 하도급법 제14조에 따라 발주자의 직접지급 의무가 발생함과 동시에 수급사업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채권은 그 범위 내에서 이미 소멸했기 때문입니다.
핵심 : 회생계획 기다리지 말고 신속히 직불 요청 통지 도달시켜야
결국 실무적으로는 원청의 도산이나 회생절차 개시 징후가 보일 때, 하청업체는 막연히 원청의 회생계획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최대한 신속하게 발주처에 '직접지급 요청 통지'를 도달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권리 발생 여부와 원청의 지급불능 판단은 '하수급인의 직접지급 요청 의사표시가 발주자에게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직접지급 요청이 원청의 다른 일반 채권자들의 가압류나 보전처분보다 먼저 발주처에 도달해야만 온전히 내 공사대금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원청의 도산과 얽힌 하도급대금 분쟁은 하도급법의 직불 요건뿐만 아니라 도산법(채무자회생법)의 복잡한 법리가 교차하는 영역이므로, 사안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초기부터 구체적인 법률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건설 현장의 복잡한 자금 흐름과 도산 및 하도급 법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회생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하수급인의 정당한 공사대금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기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원청의 부도나 회생으로 인한 하도급대금 미지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법무법인 청출의 전문가들과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배기형 변호사는 국방시설본부와 대형로펌의 건설/부동산팀에 근무하며 관급공사를 비롯한 대규모 건설공사, 국방시설사업, SOC건설사업을 비롯한 국가계약 및 건설공사의 전 과정에 대하여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관련 소송을 해결한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관급공사, 민간건설공사, 공공조달계약, 국유재산, 지방재산, 공공재산과 관련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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