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주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막을 수 있을까

[기업법무] 상호주로 최대주주 의결권을 막을 수 있을까 - 고려아연·영풍 상호주 판결이 남긴 기준

[기업법무] 상호주로 최대주주 의결권을 막을 수 있을까 - 고려아연·영풍 상호주 판결이 남긴 기준

[기업법무] 상호주로 최대주주 의결권을 막을 수 있을까 - 고려아연·영풍 상호주 판결이 남긴 기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김광식 변호사입니다.

고려아연과 최대주주 영풍·MBK파트너스 사이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고려아연 측이 해외 계열사를 통해 영풍의 주식을 사들여 이른바 '상호주' 관계를 만든 뒤 상법 제369조 제3항을 근거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이 적법한지가 큰 쟁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2026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결론이 엇갈리는 두 개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2026년 4월 대법원은 정기주주총회와 관련된 가처분 사건에서 고려아연 측의 의결권 제한이 적법하다고 보았으나, 2026년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임시주주총회와 관련된 본안 사건에서는 그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대표이사에게 손해배상 책임까지 인정했습니다. 같은 상호주 규정을 두고 결론이 갈린 이유는, 의결권을 제한한 근거가 된 해외 계열사가 상법상 '자회사'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 제도의 의미, 두 판결의 결론이 갈린 핵심 차이, 위법 판결이 대표이사와 주주총회 결의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상장회사와 경영진이 점검해야 할 사항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Question]

경영권 분쟁에서 회사가 상대방(최대주주)의 주식을 계열사를 통해 사들여 '상호주' 관계를 만들면, 그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막을 수 있나요? 고려아연 사건에서 법원의 판단이 왜 엇갈렸고, 위법한 의결권 제한에는 어떤 책임이 따르나요?


[Answer]

1. 사건의 배경 - 경영권 분쟁 속 '상호주'라는 카드

고려아연 경영진은 최대주주인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경영 개입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 소재 해외 계열사를 활용하여 영풍 주식을 취득함으로써 두 회사가 서로의 주식을 보유하는 '상호주'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그리고 상법 제369조 제3항을 근거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려 했습니다. 실제로 최윤범 회장 측 특수관계인이 보유하던 영풍 지분 약 10.33%를 해외 계열사가 약 575억 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상호주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의결권 제한은 2025년 1월 임시주주총회와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각각 문제가 되었고, 영풍·MBK 측은 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을 다투는 가처분과 본안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다툼을 이어갔습니다.


2.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란 - 상법 제369조 제3항과 '자회사'의 의미

상법 제369조 제3항은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진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합니다. 상호주를 통해 실질적인 출자 없이 의결권만 행사하여 지배구조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자회사'의 범위입니다. 상법 제342조의2에 따르면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0을 초과하여 보유한 회사가 모회사, 그렇게 보유당한 회사가 자회사입니다. 따라서 고려아연이 해외 계열사를 통해 영풍 지분을 보유한 구조에서, 그 해외 계열사가 상법상 '자회사'로 인정되어야만 비로소 상호주 규정에 따른 의결권 제한이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판단이 갈린 지점이 바로 이 대목입니다.


3. 엇갈린 두 판결 - SMH(적법)와 SMC(위법)

2026년 4월 대법원은 정기주주총회 관련 가처분 사건에서, 지분을 보유한 호주 지주회사(SMH)가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 또는 가장 유사한 회사로 소명되어 '자회사'로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2025년 3월 정기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적법하다는 판단이 확정되었고, 영풍·MBK 측의 재항고는 기각되었습니다.

반면 2026년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임시주주총회 관련 본안 사건에서 반대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분을 보유한 호주 계열사(SMC)는 주식의 양도가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주주의 수에 상한이 있으며, 상장 시 공개회사로 조직을 변경해야 하는 등 폐쇄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주식 양도가 자유롭고 주주 수 제한이 없는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보다는 오히려 유한회사에 가깝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SMC는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자회사'에 해당한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고, 이를 전제로 한 영풍의 의결권 제한은 위법하다는 것입니다.


4. 위법 판결의 의미 - 대표이사 손해배상 책임과 주총 결의의 하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임시주총에서 위법하게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대표이사가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았고, 의결권 제한을 단순한 절차상 하자가 아니라 주주총회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준 행위로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영풍이 정상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면 이사 수 상한 설정 안건이나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위법한 의결권 제한이 대표이사 개인의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의결권 제한을 전제로 성립한 주주총회 결의 자체가 결의취소 또는 무효의 하자를 안게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 오히려 회사와 경영진에게 더 큰 법적 위험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5. 상장회사·경영진이 점검해야 할 사항

첫째, 해외 계열사를 통한 상호주 활용 시 '자회사' 요건을 사전에 엄격히 검증해야 합니다. 이번 판결처럼 현지 회사의 법적 형태가 우리 상법상 주식회사와 동종·유사한지가 결론을 좌우하므로, 해외 계열사의 정관·주식양도 제한·주주 구성 등을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기준일 이후의 지분 이동으로는 의결권 제한을 사후에 회피하거나 창설하기 어렵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셋째, 위법한 의결권 제한은 주주총회 결의의 취소·무효 사유가 될 뿐 아니라 대표이사의 손해배상·배임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으므로, 경영권 방어 수단을 설계할 때 반드시 적법성 검토를 선행해야 합니다. 넷째, 고려아연의 해외 순환출자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사례에서 보듯, 상호주·순환출자 구조는 상법뿐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규제와도 함께 문제될 수 있어 통합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번 고려아연·영풍 사건은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라는 방어 수단이 언제 적법하고 언제 위법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결론은 '상호주 규정을 활용했는가'가 아니라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가 상법상 자회사 요건을 충족하는가'에서 갈렸습니다. 경영권 분쟁에서 의결권을 둘러싼 수단은 강력한 만큼 위험도 크므로, 사전에 그 적법성을 정밀하게 검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경영권 분쟁 대응,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제한의 적법성 검토, 상호주 및 순환출자 구조의 상법·공정거래법상 리스크 진단, 주주총회 결의 효력 관련 가처분 및 본안 소송, 이사·대표이사의 책임 관련 자문에 이르기까지 기업 지배구조 전반에 관한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상호주 및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대응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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