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신준선 변호사입니다.
부모님이 생전에 재산을 정리하면서, 특정 자녀(특히 장남)에게 재산을 집중시키고 다른 자녀들에게는 “추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는 과거 돈 문제로 집안을 힘들게 한 특정 혈육에 대해서만 상속을 제외시키기로 하는 내용으로 일종의 포기 각서를 받아두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부모님(피상속인) 생전에 상속재산의 분할이나 포기에 관하여 약정한 것은 무효이므로 모두 효력이 없고, 실무상 해당 내용으로 공증도 받으실 수 가 없습니다.
즉 상속분야에서 상속재산분할에 관한 각서가 효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핵심은 “공증을 받았는지”가 아니라, 해당 각서가 ‘언제’ 작성되었는지(상속개시 전/후)입니다.
[Question] 부모 생전에 작성한 상속포기·유류분포기 또는 상속재산분배 합의서(각서·공증 포함)는 부모 사망 후에도 법적 효력이 있을까요?
[Answer]
1. 상속은 사망으로 개시되며, 생전의 약정은 무효입니다.
민법은 상속이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개시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부모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자녀에게 상속권이나 유류분반환청구권이 아직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속개시 전에 자녀들 사이에서 상속을 포기한다는 약정, 유류분을 포기한다는 약정, 장래의 상속재산 분배에 관한 합의를 하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유류분을 포함한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후 일정한 기간 내에만 가능하고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등 일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야만 그 효력이 있으므로, 상속개시 전에 이루어진 상속포기약정은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8334 판결), “상속개시 전에 한 상속포기약정은 민법이 정하는 절차와 방식에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 효력이 없고, 상속개시 후 자신의 상속권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신의칙에 반하지 않는다.”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9021 판결)고 하였으며 이러한 판단은 현재까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즉, 부모 생전에 작성한 각서나 합의서만으로 특정 형제에 대한 부모 사망 후의 상속권이나 유류분권을 박탈할 수는 없습니다.
2. 사망 후(상속개시 후)에 작성한 상속재산분할협의나 포기 합의는 유효합니다
부모 사망 이후에 작성된 상속재산분할협의나 상속포기, 유류분포기 합의의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집니다. 이미 상속이 개시된 이후라면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하여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협의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특정 상속인이 자신의 상속분이나 유류분을 포기하기로 합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그 합의가 원칙적으로 유효하게 인정됩니다. 결국 같은 ‘각서’나 ‘합의서’라 하더라도, 부모 생전에 작성된 것인지, 사망 이후 작성된 것인지에 따라 법적 효력은 달라집니다.
3. 합의 당시 알지 못했던 재산은 포기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내가 알지 못한 상속재산 또는 다른 형제에 대한 생전 증여재산이 있었고, 부모 사망 이후 상속재산 분할협의까지 모두 마친 상태에서 새로 상속재산을 발견한 경우라면 어떨까요? 예컨대 특정 형제 명의로 되어 있던 부동산, 차명 예금, 오래전에 이루어진 증여 사실 등이 뒤늦게 확인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 기존 합의가 곧바로 새로 발견된 재산까지 포기한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습니다. 상속인이 유류분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통상은 자신이 알고 있던 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포기한 것으로 보게 되므로, 사후에 확인된 재산에 대해서는 별도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4. 생전 증여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의해야 할 것은, 부모 생전에 있었던 상속재산 관련 모든 행위가 무효가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즉 부모 생전에 특정 자녀에게 이루어진 증여 자체가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는 생존 중 자신의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고, 특정 자녀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행위도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다만 그 결과로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이 침해되었다면, 그 침해된 범위에 한하여 증여를 받은 사람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5. 결론
부모 생전에 작성된 상속포기각서, 유류분포기각서, 상속재산분배 합의서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고, 부모 사망 이후에 이루어진 합의만이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사망 이후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당시 알지 못했던 재산이 사후에 발견된다면 그 재산에 대해서는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만일 상속인들중 일부가 “예전에 각서를 썼다”, “공증까지 해두었다”고 말하여도, 그 말만 듣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할 필요는 없으며 실제로 그러한 내용으로 공증을 받아 두었을 가능성은 극히 적습니다. 따라서 상속인들간 상속재산에 관한 다툼이 발생한 상황에서, 실제로 본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행사가 가능한지 여부는 다른 상속인들에 대한 증여여부 및 그 시점과 규모, 상속재산의 내용, 상속재산 분할에 관한 포기 또는 합의의 유무 및 그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의 검토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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