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김광식 변호사입니다.
최근 대법원이 비상장주식이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혼 재산분할 사건에서, 현금으로 정산하는 ‘대상분할’만을 고집하는 것은 형평을 해칠 수 있고 주식 자체를 나누는 ‘현물분할’ 등 다양한 방식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처음으로 명시적으로 판시하면서, 재계의 이혼·재산분할 소송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재산의 대부분이 비상장사 지분으로 구성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의 이혼소송에서 이번 판결이 현물분할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동안 가사 실무에서는 비상장주식의 경우 소수주주의 권리 행사에 한계가 있고 환가(현금화)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한쪽 배우자에게 주식을 귀속시키고 상대방에게는 현금으로 정산해 주는 대상분할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회사 가치가 수조 원에 이르는 비상장 지분을 ‘현금 정산’이라는 단일한 틀에 가두는 것이 과연 공평한가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이번 판결은 바로 그 지점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번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현물분할·대상분할의 차이, 비상장주식이 재산분할에서 가지는 특수성, 스마일게이트 사건에 미칠 영향, 그리고 상장주식 중심의 SK 사건과 무엇이 다른지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Question]
이혼 재산분할에서 재산의 대부분이 비상장회사 주식인 경우, 그 주식을 반드시 한쪽이 가지고 상대방에게 현금으로 정산해 주어야 하나요? 아니면 주식 자체를 나누어 가질 수도 있나요? 이번 대법원 판결이 스마일게이트나 SK 같은 사건에는 어떻게 적용되나요?
[Answer]
1. 재산분할에서 ‘현물분할’과 ‘대상분할’의 구분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유지한 재산을 청산하고 이혼 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분할의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재산 자체를 현물 그대로 나누어 각자에게 귀속시키는 ‘현물분할’이고, 둘째는 재산을 한쪽 당사자에게 귀속시킨 뒤 그 가액의 일부를 상대방에게 금전으로 지급하게 하는 ‘대상분할(가액정산)’입니다.
법원은 분할 대상 재산의 종류와 성질, 당사자의 기여도, 분할 후 재산의 관리·처분 가능성, 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분할 방법을 정합니다. 부동산이나 예금처럼 가치 평가와 환가가 비교적 명확한 재산은 현물분할이든 대상분할이든 비교적 유연하게 정해지지만, 비상장주식은 그 특수성 때문에 그동안 대상분할이 사실상 원칙처럼 운용되어 왔습니다.
2. 비상장주식이 재산분할에서 가지는 특수성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과 달리 공개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지 않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 객관적인 시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아 회사 가치를 둘러싼 ‘감정평가’ 자체가 큰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둘째,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 현금화(환가)가 쉽지 않습니다. 셋째, 소수지분만 보유하게 되면 배당·의결권 등 주주권 행사에 한계가 있어 실질적 가치를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넷째, 지분이 분산되면 회사의 지배구조와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가사 실무에서는 비상장주식을 한쪽 배우자(통상 회사를 경영하는 창업자 측)에게 모두 귀속시키고, 상대방에게는 그 평가액의 일부를 현금으로 정산해 주는 대상분할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과거 서울고등법원 등 일부 하급심에서 예외적으로 현물분할을 인정한 사례가 있었지만, 다수의 사건에서는 대상분할이 선택되어 온 것이 현실입니다.
3. 대법원의 새로운 판시 - “대상분할만 고집할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2026년 5월 29일, 비상장회사 주식이 전체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혼 재산분할 사건에서 금전정산(대상분할)만을 고집하는 것은 형평을 해칠 수 있으며, 현물분할 등 다양한 방식의 분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처음으로 명시적으로 판시하였습니다.
이 판시의 의미는 단순히 “현물분할도 가능하다”는 선언에 그치지 않습니다. 재산의 거의 전부가 비상장 지분으로 구성된 경우, 그 지분을 일방에게 몰아주고 상대방에게는 ‘평가액’만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면, ① 회사 가치가 향후 크게 상승할 경우의 이익이 한쪽에게만 귀속되고, ② 막대한 정산금을 마련하기 위해 결국 지분이나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며, ③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분할의 공평성이 크게 좌우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불균형을 시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물분할의 가능성을 정면으로 열어 둔 것입니다.
다만 유의할 점은, 이번 판결이 “비상장주식은 반드시 현물로 나누어야 한다”고 못 박은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대상분할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밝혔을 뿐, 구체적인 분할 방식은 여전히 배우자의 기여도, 회사의 지배구조,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실심 법원이 결정하도록 한 것입니다.
4. 스마일게이트 사건에 미칠 영향
이번 판결의 직접적인 영향이 거론되는 사건이 바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소송입니다. 재산 감정 결과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가치는 최소 4조 9,000억 원에서 최대 8조 160여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권 CVO의 배우자인 이모 씨는 지분의 절반가량을 분할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 이씨 측은 금전 정산이 아니라 주식의 현물분할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대법원 판결의 적용 여부가 주목됩니다.
이씨 측은 창업 과정에서 출자하고 사내이사로 재직하는 등 경영에 참여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스마일게이트 측은 “공동 창업이 아니며 출자나 경영 참여 사실도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여도에 관한 다툼이 첨예한 가운데, 재판부가 현물분할을 선택하더라도 이번 대법원 판결이 그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입니다. 다만 현물분할이 인정되더라도 그 비율과 범위는 배우자의 기여도, 지분 분산이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전망이며, 이 사건은 7월 8일 마지막 변론기일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5. SK 사건과의 차이 – 상장주식과 비상장주식
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파기환송심)에는 이번 판결의 직접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두 사건의 핵심 쟁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SK 사건의 핵심 쟁점은 SK㈜ ‘상장주식’의 재산분할 비율과, 분할 대상 재산의 가액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할 것인지입니다. 재판상 이혼에서 재산분할 가액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최 회장 사건은 이혼은 확정되었으나 재산분할 부분이 파기환송되어 심리 중이어서, 그 기준 시점을 파기 전 원심(항소심) 변론종결일로 볼 것인지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로 볼 것인지가 다투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SK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 기준 시점 문제가 더욱 부각된 상황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공개시장이 없고 현금화가 쉽지 않은 ‘비상장주식’의 특수성을 전제로 한 판단입니다. 반면 SK 주식은 공개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상장주식이므로, 환가와 시가 산정의 어려움이라는 비상장주식 특유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비상장주식 사건의 법리를 상장주식 중심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법조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결국 비상장주식 비중이 큰 창업가의 이혼 사건에서는 이번 판결의 의미가 크지만, 상장주식 중심 사건과는 쟁점이 다소 다르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6. 당사자가 점검해야 할 사항
첫째, 재산의 상당 부분이 비상장주식인 경우에는 ‘분할 방법(현물분할인지 대상분할인지)’ 자체가 핵심 전략이 됩니다. 현물분할을 구할 것인지, 대상분할에 따른 정산금을 구할 것인지에 따라 회사 가치 변동의 위험과 이익을 누가 부담하는지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소송 초기 단계에서 분할 방법에 관한 입장을 명확히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비상장주식의 ‘가치 평가’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객관적 시가가 없는 만큼 감정평가 방법(순자산가치·수익가치·유사기업 비교 등)과 평가 기준 시점에 따라 평가액이 크게 달라지므로, 감정 절차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중요합니다.
셋째, ‘기여도’에 관한 입증입니다. 창업·출자·경영 참여·내조 등 혼인 기간 중의 기여를 객관적 자료(출자 내역, 등기, 재직 자료, 자금 흐름 등)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어야 분할 비율과 분할 방법 모두에서 유리한 판단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넷째, 현물분할이 회사 ‘지배구조와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지분이 배우자에게 분산되면 의결권·배당·경영권 분쟁의 소지가 생길 수 있으므로, 회사 측과 창업자 측은 정관·주주간계약·환매 구조 등 사전적 대비책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비상장주식의 재산분할에서 ‘현금 정산’이라는 단일한 공식에서 벗어나, 사안에 맞는 공평한 분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현물분할이 항상 정답인 것은 아니며, 회사 가치와 기여도, 경영권 영향, 환가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현물분할과 대상분할 중 가장 공평한 방법을 가려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비상장 지분이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건일수록, 분할 방법과 가치 평가, 기여도 입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됩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비상장주식이 포함된 이혼·재산분할 사건에서 분할 방법(현물분할·대상분할)의 설계, 비상장주식 가치 평가 및 감정 절차 대응, 기여도 입증 전략, 그리고 현물분할에 따른 회사 지배구조·경영권 영향 검토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비상장주식이 포함된 재산분할 문제로 검토가 필요하시다면, 초기 단계에서부터 재산 내역과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분할 방법과 대응 방향을 설계하시길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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