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김광식 변호사입니다.
종합편성채널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라 기업회생절차(법인회생)에 들어가면서, 회생절차의 구조와 ‘누가 회사를 맡아 운영할 것인가’라는 관리인 선임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026년 6월 12일 JTBC가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에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였고, 며칠 뒤인 6월 15일 지주사인 중앙홀딩스와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사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였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이 사건을 회생2부에 배당하고 5개사 모두에 대하여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려 자산과 채권을 동결한 뒤, 6월 23일 각 회사 대표자에 대한 심문기일을 진행하였습니다. 법원은 향후 수 주간의 검토를 거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그 과정에서 경영 실패의 책임과 절차의 투명성을 이유로 기존 경영진이 아닌 ‘제3자 관리인’을 선임할 것인지, 아니면 공동관리인 체제로 갈 것인지가 법조계와 언론계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오늘은 중앙그룹 사례를 소재로, 법인회생절차가 어떤 단계로 진행되는지, 회생절차에서 관리인은 어떤 지위와 권한을 갖는지, 그리고 기존경영자 관리인(DIP)이 원칙임에도 제3자 관리인이나 공동관리인이 선임되는 경우는 어떤 때인지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Question]
JTBC 등 중앙그룹 계열사처럼 회사가 빚을 갚지 못해 법인회생을 신청하면 절차는 어떤 순서로 진행되나요? 그리고 회생에 들어가면 기존 경영진이 그대로 회사를 운영하나요, 아니면 ‘제3자 관리인’이 새로 회사를 맡게 되나요?
[Answer]
1. 법인회생절차란 무엇인가 - 제도의 개관
법인회생(기업회생)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이 정한 도산 절차로,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한 기업이 사업을 계속하면서 채권자·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권리를 조정하여 회생을 도모하는 제도입니다. 회사를 청산·소멸시키는 파산과 달리, 회생은 ‘기업을 살려서 더 많이 변제한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즉, 회사를 그대로 청산할 때의 가치(청산가치)보다 사업을 계속할 때의 가치(계속기업가치)가 더 클 때, 그 차이를 채권자와 회사가 나누어 가지는 절차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회생절차는 채무자 본인이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본금의 1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도 단독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중앙그룹 사건은 JTBC의 채무불이행을 계기로 지주사와 계열사들이 ‘스스로’ 회생을 신청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채권자 신청으로 시작된 다른 사례들과는 출발점이 다릅니다.
2. 회생절차는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가
법인회생은 통상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됩니다. 첫째, 회생절차 개시 신청입니다. 둘째,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으로, 보전처분은 회사가 임의로 재산을 처분하거나 빚을 갚는 것을 막아 재산을 묶어 두는 조치이고, 포괄적 금지명령은 채권자들이 개별적으로 강제집행·가압류 등에 나서는 것을 일괄 정지시키는 조치입니다. 중앙그룹 5개사에 대하여도 신청 직후 이러한 조치가 내려져 자산과 채권이 동결되었습니다.
셋째, 대표자 심문입니다. 법원은 회생을 신청한 회사의 대표자를 상대로 부채 현황, 재정 파탄의 원인, 회생 신청 이유, 채무 조정 방안 등을 직접 심문하며, 중앙그룹 사건에서는 6월 23일 지주사부터 각 계열사 대표자에 대한 심문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넷째, 회생절차 개시 결정 단계에서 법원은 개시 요건을 심사하여 절차의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이때 관리인을 선임(또는 불선임)합니다. 이후 다섯째 채권신고·조사를 통한 채권 확정, 여섯째 관리인의 회생계획안 제출, 일곱째 관계인집회의 가결과 법원의 인가를 거쳐 비로소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가 시작됩니다. 변제기간은 원칙적으로 10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
3. 관리인의 지위와 ‘기존경영자 관리인(DIP)’ 원칙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회사의 업무수행권과 재산의 관리·처분권은 ‘관리인’에게 전속됩니다. 관리인은 법원의 감독 아래 회사를 경영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회생계획안을 작성·수행하는 핵심 주체인 동시에, 특정 주주나 경영자의 대리인이 아니라 채권자·주주 등 이해관계인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공적 수탁자의 지위를 가집니다. 따라서 누가 관리인이 되는지는 회생절차의 향방과 투명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행 채무자회생법은 기존 경영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이를 기존경영자 관리인 제도, 영어 약자로 DIP(Debtor in Possession)라고 부릅니다.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기존 경영진이 절차를 이끄는 것이 사업의 연속성과 거래관계 유지, 인력 이탈 방지에 유리하고, 경영자가 회생 신청을 주저하지 않도록 유도하여 ‘조기 회생’을 촉진한다는 취지입니다. 실무상으로도 별도의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거나(관리인 불선임 결정) 기존 경영자를 그대로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경우가 많아, ‘회생에 들어가면 무조건 경영진이 바뀐다’는 인식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4. ‘제3자 관리인’과 ‘공동관리인’ - 경영진 교체를 둘러싼 쟁점
DIP 원칙에는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채무자회생법은 ①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이사 등의 재산 유용·은닉행위나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기인하는 때, ②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 있고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등에는 기존 경영자가 아닌 제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경영 실패에 경영진의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채권자들이 기존 경영진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는 경우에는 제3자 관리인이 선임될 수 있습니다. 중앙그룹 사건에서 제3자 관리인 선임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것도, 대규모 채무불이행에 이른 경영 실패의 책임 평가와 절차의 투명성·신뢰 확보가 핵심 변수가 되기 때문이며, 실제로 구성원과 노동조합 측에서도 경영진의 책임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기존경영자 관리인과 제3자 관리인은 양자택일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법원은 필요에 따라 복수의 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는데, 기존 경영자와 제3자(구조조정 전문가, 채권자 측이 신뢰하는 인사 등)를 ‘공동관리인’으로 함께 선임하여, 기존 경영진의 전문성·연속성을 살리면서도 절차의 투명성과 상호 견제를 함께 확보하는 절충적 구조가 실무상 활용됩니다. 중앙그룹 사건처럼 방송·영화관·콘텐츠 등 사업의 특수성이 강하면서 책임·투명성 요구도 큰 경우에는 공동관리인 체제로 균형을 맞추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관리인을 선임할지는 개시 결정 단계에서 법원이 파탄의 원인, 경영진의 책임 정도, 채권자협의회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합니다.
5. ARS(자율구조조정지원)와 관리인 선임의 시점
중앙그룹 사건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JTBC가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일시 보류해 달라는 신청과 함께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희망하였다는 사실입니다. ARS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곧바로 결정하지 않고 일정 기간 보류한 채, 회사와 채권자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 방안을 협의하도록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ARS가 적용되어 개시 결정이 보류되면 그 기간 동안에는 회생절차가 정식으로 개시되지 않으므로 관리인 선임도 뒤로 미뤄집니다. 즉 관리인을 누구로 할 것인지의 문제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과 맞물려 있고, ARS를 통한 자율협의가 성공하면 정식 회생 없이 채권자와의 합의로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수도 있습니다. 같은 그룹 계열사라도 ARS 신청 여부에 따라 절차의 진행 속도와 관리인 선임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실무상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6. 정리 - 사례가 보여주는 실무 포인트
중앙그룹 사건은 ① 채무불이행을 계기로 한 그룹 차원의 동시 회생 신청, ② 보전처분·포괄적 금지명령과 대표자 심문을 거친 개시 여부 심리, ③ 기존경영자 관리인 원칙과 제3자 관리인·공동관리인 선임을 둘러싼 쟁점, ④ ARS를 통한 자율 구조조정 시도 등 법인회생 실무의 주요 국면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회생을 고려하는 기업이라면, 회생 신청 단계에서부터 파탄 원인과 경영진의 책임 구조를 어떻게 정리·소명할 것인지, 기존경영자 관리인 유지를 위해 어떤 자료와 회생 의지를 준비할 것인지, 채권자협의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ARS 등 대안적 구조조정 수단을 활용할 여지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리인 선임은 단순한 형식 절차가 아니라, 회생의 주도권과 절차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법인회생의 신청 단계 자문부터, 보전처분·포괄적 금지명령 대응, 기존경영자 관리인 유지 및 제3자·공동관리인 선임 쟁점 대응, 채권자협의회와의 협상, 회생계획안 작성, 그리고 ARS 등 자율 구조조정 방안 설계에 이르기까지 회생 절차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법률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법인회생 또는 구조조정 검토가 필요하시다면, 초기 단계에서부터 재무 상황과 채무 구조, 파탄 원인에 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대응 방향을 설계하시길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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