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엄상윤 변호사입니다.
피자, 치킨, 커피 등 익숙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뒤에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사이의 복잡한 금전 구조가 숨어 있습니다. 그 중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재료를 공급하면서 원가에 일정 마진을 붙여 수취하는 금액으로, 오랫동안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행으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다만 이러한 차액가맹금을 가맹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고 수취한 행위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2026. 1. 15. 선고되었습니다(대법원 2024다294033). 오늘은 이른바 '피자헛 차액가맹금 사건'의 판결을 분석하고, 가맹사업 실무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차액가맹금의 개념]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시행령 제4조 제1항 [별표 1] 제5호 나목 2)는 차액가맹금을 '가맹점사업자가 해당 가맹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가맹본부 또는 가맹본부가 지정한 자와 거래할 것을 강제 또는 권장하여 공급받는 품목에 대하여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대가 중 적정한 도매가격을 넘는 대가'로 정의합니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재료를 공급할 때 납품업체 구입가격을 초과하여 수취하는 금액이 이에 해당합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이미 차액가맹금이 가맹사업법 제2조 제6호의 '가맹금'에 포함된다는 입장을 확립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21. 10. 28. 선고 2019헌마288 결정). 이 점은 피자헛 사건에서도 핵심 쟁점은 차액가맹금의 성격이 아니라, 이를 수취하기 위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사안의 개요]
'피자헛' 브랜드의 가맹본부인 피고는 94명의 원고 가맹점사업자들과 피고와 각 가맹계약을 체결하고, 가맹계약 체결 시 최초 가맹비, 가맹계약 존속 중 매달 총수입의 6%에 해당하는 고정 수수료, 총수입의 5%에 해당하는 광고비를 지급해 왔습니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가 정하는 피자 제조에 필요한 원·부재료를 피고(또는 피고가 지정하는 자)로부터 공급받고 매달 물품대금을 납부하였습니다.
그런데 피고는 2019년부터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수취 사실을 등록하기 시작하였고, 원고들은 2020년에 이를 확인한 후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법률상 원인 없이 차액가맹금을 수취하였다고 주장하며, 그 반환을 구한 것입니다.
[각 쟁점별 법원의 판단]
(1) 차액가맹금 수취에 합의가 필요한가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6. 3. 선고 2020가합607773), 2심(서울고등법원 2024. 9. 11. 선고 2022나2024467), 대법원 모두 차액가맹금 수취에는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맹금의 지급은 가맹계약의 본질적 내용이자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차액가맹금을 수취하기 위해서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사이에 이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고는 가맹사업법령이 차액가맹금을 가맹금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그 자체로 수취할 법률상 근거가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차액가맹금의 종류로서 가맹금을 지급받는 것이 법령상 인정되는지 여부와, 차액가맹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2) 가맹계약서 조항, 정보공개서 기재로 묵시적 합의가 성립될 수 있는가
피고는 가맹계약서가 원고들에게 피고가 승인한 공급업자로부터 원·부재료를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조항이 차액가맹금 수취의 근거가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조항은 거래 당사자에 관한 문제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물품공급계약이 성립하였거나 차액가맹금 수취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나아가 당해 가맹계약서는 가맹계약의 조건을 양 당사자가 서면으로 체결한 경우에 한하여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설령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피고 주장대로 원·부재료 거래가 있었더라도, 서면으로 체결하지 않은 이상 별도의 물품공급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물품 거래 및 대금 지급만으로 원고들에게 차액가맹금 지급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법원은 정보공개서 기재 역시 합의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심 법원은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차액가맹금 부분은 피고가 직전 연도에 수취한 차액가맹금의 사후적 정보에 불과하고, 개별 가맹점사업자와 사이에서 장래 차액가맹금 수취 여부에 관한 합의의 근거로 기능할 수 없다고 명확히 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시사항들을 종합하여, "가맹점사업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묵시적 합의가 성립된 사실을 인정하려면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의 사회·경제적 지위, 가맹계약 체결 경위와 전체적인 내용,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었는지 여부, 가맹본부가 합의 내용을 가맹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 가맹점사업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존 법리(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7다248803, 248810 판결)를 재확인하며, 묵시적 합의 성립을 부인한 원심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3) 정보공개서 미기재 기간의 차액가맹금 산정 방식
피자헛 사건에서 피고가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을 기재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였습니다. 따라서 그 내용이 기재되지 않은 이전 기간의 경우 차액가맹금 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입증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1심은 차액가맹금 비율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2016~2018년분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피고가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불응하여 해당 기간의 원·부재료 거래명세 등을 제출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2019~2020년 사이의 차액가맹금 비율 증가율(약 19%)이 연도별 증가율 중 가장 높았던 점에 착안하여, 2019년 비율(3.78%)에서 그 증가율을 순차 역산하는 방식으로 2016년 2.24%, 2017년 2.67%, 2018년 3.18%를 산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피고의 불응,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원·부재료 거래 구조·형태가 달라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서, 부당이득 산정이 불합리하거나 공평과 정의의 이념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여,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피자헛 판결의 실무적 시사점]
피자헛 판결은 가맹사업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향후 유사한 부당이득반환 소송들이 줄지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가맹본부는 가맹계약 조항을 정비하고 분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① 차액가맹금 수취에는 가맹계약서상 명시적 조항이 필요합니다.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수취 사실을 기재하거나 가맹점사업자가 물품대금을 납부해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합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차액가맹금을 수취하고자 하는 가맹본부는 차액가맹금의 대상 품목, 산정 방법 등을 가맹계약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가맹점사업자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② 가맹계약서에 차액가맹금 조항이 없는 경우 과거 수취분이 모두 부당이득 반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피자헛 사건에서는 2016~2022년 7년치 차액가맹금 총 215억 원 및 지연손해금이 반환 대상이 되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유사 소송이 20여 개 브랜드에서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판결의 파장은 피자헛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③ 2024년 가맹사업법 개정으로 필수품목 종류 및 공급 가격 산정방식에 관한 사항이 가맹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으로 추가되었습니다(2024. 1. 2. 개정, 제11조 제2항 제12호). 다만 이번 판결은 이 개정 전 기간에 대한 것이며, 개정 법률이 과거 합의 없이 수취한 차액가맹금에 소급하여 법률상 원인을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법원이 명확히 하였습니다. 따라서 위 개정법에 따라 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이 가맹계약서에 추가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과거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면책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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