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최종하 변호사입니다.
“같은 잘못으로 두 번 처벌받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은 흔히 형사 재판의 원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회사가 한 번 징계한 사안에 대하여 다시 징계 절차를 열고자 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빈번합니다. “정직으로 끝냈는데 사안이 심각한 것 같아 해고로 바꾸고 싶다”거나, 반대로 “해고를 했는데 너무 과하다는 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왔고, 받아들일 거지만 그래도 정직은 하고 싶다”는 등의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이미 징계를 받고 끝난 줄 알았던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심지어 승소해서 징계가 무효가 된 줄 알았던) 근로자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회사 징계에도 일사부재리가 적용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칙적으로 적용되지만, 다시 징계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라고 일관되게 판시하였으나, 이러한 일사부재리의 원칙은 다음 세 가지를 전제로 합니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첫째,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합니다. 견책·감봉·정직·해고는 물론이고, 취업규칙상 징계로 분류된 처분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취업규칙 등 사규상 징계가 아닌 단순한 주의·경고나 인사이동만 있었을 경우, 그 이후 별도의 징계 절차가 열려도 이중징계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다.
둘째,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즉, 선행 처분이 회사 스스로 적법하게 취소되거나 노동위원회·법원에서 무효로 판단되어 효력을 잃었다면, 그 이후의 새 징계는 “재처분”이지 이중징계가 아닌 것입니다.
셋째,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합니다. 같은 시기의 여러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사유로 기재된 행위들이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이중징계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1) 어떤 징계 처분을 하기 전에는 과거 징계 대상 사실의 범위를 문서에서 확인해보시고, (2) 혹 이미 내려진 처분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서면 먼저 그 처분을 정식으로 취소·철회한 뒤 재처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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