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부정경쟁행위] “내 작품 베꼈다”며 저작권 침해 주장, 사업발주자의 책임?

[저작권‧부정경쟁행위] “내 작품 베꼈다”며 저작권 침해 주장, 사업발주자의 책임?

[저작권‧부정경쟁행위] “내 작품 베꼈다”며 저작권 침해 주장, 사업발주자의 책임?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신준선 변호사입니다.

최근 창작 활동이 활발해지고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창작자들의 협업을 지원하거나 그 결과물의 판매·유통을 돕는 구조의 사업이 늘어나면서,  "내 작품을 베꼈다"는 저작권 침해 주장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분쟁 현장을 들여다보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측이 정작 실제 창작 당사자가 아닌 제3의 기관이나 플랫폼을 향해 책임을 묻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창작자·사업발주자·침해주장자가 함께 얽힌 구조에서 자주 등장하는 쟁점들, 즉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사업을 발주하고 결과물 유통을 지원한 자는 어떤 책임을 지는가", 그리고 "계약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중심으로, 실무적으로 꼭 알아야 할 포인트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Question] 저작권 침해분쟁에서 대응 범위

[Answer]

1. 저작권 침해 분쟁 기본구조

저작권 침해가 성립하려면 다음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① 의거성(依據性): 침해자가 원저작물에 접근하여 이를 참고하였을 것

② 실질적 유사성: 두 저작물의 창작적 표현 부분이 실질적으로 유사할 것

이 두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저작권 침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기법·스타일 자체는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유사한 소재나 기법을 사용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지 않으며, 구체적인 표현이 실질적으로 유사해야 합니다.

또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선행 저작물의 존재 여부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자신의 작품과 유사한 구성이나 형태를 가진 선행 저작물이 다수 존재한다면, 상대방이 자신의 작품에 의거하였다는 주장 자체가 설득력을 잃게 됩니다.


2. 사업발주자가 끼어 있는 구조

저작권 침해 분쟁이 단순히 창작자 A와 창작자 B 사이의 문제로 끝나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창작자들의 협업을 지원하거나 결과물의 판매·유통을 돕는 구조에서는, 저작권 침해 주장이 제기될 때 그 화살이 실제 창작 당사자가 아닌 사업발주자를 향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흔히 "당신이 이 사업을 발주하고 결과물을 유통했으니, 결과물이 내 저작권을 침해한 것에 대해 당신도 책임이 있다.", "이를 알고도 판매 페이지를 내리지 않으면 저작권 침해의 공범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곤 합니다.


3. 사업발주자는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의무가 있는가?

가. “역할의 범위”가 핵심

사업발주자가 단순히 창작자들 사이의 협업 기회를 제공하고 결과물의 판매·유통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친다면, 그 발주자는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법적 지위를 갖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항은 결국 해당 사업을 위한 계약과정에서 각 당사자의 역할이 어디까지 인지가 명시되어야 하고 이에 근거하여 최종 책임 주체를 판단하여야 합니다. 만일 공공기관이라면 사업공고 등에 명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저작권 침해 여부는 궁극적으로 법원의 판단 사항이며, 침해주장자는 물론 사업발주자의 자체 검토결과만으로는 법원의 판단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나. 발주자의 저작권 심사 의무 당연부과 여부

실무에서는 사업 공모 안내의 유의사항 문구를 근거로 사업발주자에게 저작권 심사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구는 통상 참여자의 자격 요건이나 기술 보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며, 결과물 전반에 대한 저작권 침해 여부를 확인·판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저작권 침해 관련 주장은 침해를 주장하는 측과 결과물을 실제로 창작한 당사자 사이에서 직접 해결하여야 하며,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조정 또는 법원의 판단을 통해 해결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4. 판매 중단 조치 = 업무방해죄의 방조?

저작권 침해 주장이 제기된 상황에서 사업발주자가 예방적 조치로 판매 페이지 게시를 임시중단하면, 이번에는 해당 사업에 참여한 창작자로부터 "업무방해죄의 방조" 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주장 역시 법리적으로 타당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여야 합니다. 어떠한 행위가 상대방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였다 하더라도, 그 행위자의 정당한 권한 행사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 행위의 내용이나 수단 등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위력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나아가 업무방해의 방조가 성립하려면 정범의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행위를 인식하면서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저작권 침해 주장이 결과적으로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그 주장 방식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수준의 위력 행사에 해당한다고 평가받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따라서 업무방해의 방조가 성립하기 위한 전제로서 정범의 업무방해행위 자체가 충족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저작권 침해 주장을 하면서 사업발주자 또는 창작자의 작품 공개, 유통을 방해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업무방해의 요건이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업발주자의 판매 중단 조치만으로는 어느 일방의 주장에 동조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어렵고, 오히려 법적 분쟁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이고 예방적인 대응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5. 창작자가 간과하기 쉬운 계약상 리스크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런 구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계약서 조항입니다.

사업에 참여하는 창작자는 통상 사업발주자와 위촉 계약 또는 참여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 계약서에는 종종 다음과 같은 조항이 포함됩니다. "참여자는 결과물 제작 과정에서 타인의 특허권 또는 저작권을 침해하였다 하여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제기되면 참여자가 피해자측과 합의배상 및 모든 책임을 진다."

이러한 조항의 의미는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손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창작 참여자에게 귀속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의해야 할 것은, 만약 사후적으로 저작권 침해 사실이 법원 판결 등으로 인정되는 경우, 사업발주자가 그때까지 판매 페이지를 유지하여 판매 지원 활동을 지속해왔다면, 오히려 창작 참여자가 최종적으로 부담해야 할 잠재적 손해배상액이 증가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즉, 창작 참여자로서는 판매 중단 조치에 반발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저작권 침해여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오히려 창작사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6. 실무 포인트

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측이라면

우선 저작권 침해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지 냉정하게 검토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단순히 작품이 유사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침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아울러 선행 저작물 조사도 반드시 수행해야 합니다. 유사한 구성이나 형태의 선행 저작물이 다수 존재한다면, 상대방이 자신의 작품에 의거하였다는 주장은 그 설득력을 잃게 됩니다.

저작권 침해의 실질적 상대방은 결과물을 직접 창작한 당사자입니다. 단순히 사업발주자를 향해 침해주장을 제기하는 것은 상황에 따라서는 핵심 쟁점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침해 상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창작자와 발주자 등 다수 당사자를 상대로 권리를 주장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으나, 그 경우에도 실질적 침해 주체가 누구인지를 명확히 특정하는 것이 분쟁 해결의 핵심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나. 저작권 침해 주장을 받은 창작자라면

침해 주장을 받은 창작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계약서상 저작권 침해 책임 귀속 조항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모든 책임을 창작 참여자가 부담하는 구조라면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손해배상 리스크는 그만큼 커집니다. 가능한 한 초기 단계에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의거성·실질적 유사성 부재에 관한 반박 논리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사업발주자의 판매 중단 조치에 감정적으로 반발하기에 앞서, 그 조치가 결과적으로 자신의 잠재적 손해배상 리스크를 제한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냉정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단기적 불이익에 집착한 나머지 장기적으로 더 큰 손해를 초래하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다. 사업발주자라면

사업발주자에게는 무엇보다 계약서 설계가 핵심입니다. 저작권 침해 발생 시 책임 귀속 주체와 범위를 계약서에 명확히 규정해 두어야,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발주자의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사업 공모 안내 문구가 저작권 심사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관련 표현을 사전에 명확히 정비해 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실제로 저작권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어느 일방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을 피하고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예방적·임시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발주자의 판단으로는 침해 여부를 확정할 수 없고 그런 의무도 없다는 점을 항상 전제로 두되, 분쟁 당사자들이 적절한 해결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7. 결론

창작과 협업이 활발해지는 시대일수록, 저작권 분쟁은 단순히 "누가 베꼈느냐"의 문제를 넘어 "누가 책임을 지느냐"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특히 창작자와 사업발주자가 함께 얽힌 구조에서는,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각자의 역할과 책임 범위가 불분명하면 관련된 모두가 불필요한 법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사전에 계약서를 통해 역할과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해두는 것, 그리고 결과물 제작 전 선행 저작물 조사와 저작권 리스크 점검을 습관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책입니다. 분쟁이 발생한 이후에는 초기 대응의 방향이 이후 전체 전략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해 계신다면,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신속하게 대응 전략을 수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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