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엄상윤 변호사입니다.
이혼 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부부 공동재산에 (i) 창업자, 중소기업 대표가 보유한 지배주식, (ii) 스타트업 창업자의 지분, (iii)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배우자의 조력 하에 축적한 사업체 지분 등 비상장주식이 포함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과 달리 공개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가격 형성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거래도 사실상 회사 내부자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폐쇄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분할할지에 따라 재산분할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2026. 5. 29. 선고 2024므16033, 16040 판결을 통해, 이혼 재산분할에서 비상장주식에 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급적 이른바 '대상분할'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오로지 대상분할 방식만을 고집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형평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에는 현물분할 등 여러 종류의 재산분할 방법을 혼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명확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오늘은 위 판결의 핵심 내용과 이혼 재산분할 실무에서 유의해야 할 시사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재산분할의 방법에 관한 종래 법리와 대상분할
가정법원은 재산분할 사건에서 당사자 쌍방의 재산 형성 기여도와 그 밖의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여야 합니다(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제843조 참조). 재산분할의 대상과 액수가 정해진 이후 이를 실제로 어떠한 방식으로 분할할지에 관하여는,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를 통해 다음과 같은 다양한 방법이 인정되어 왔습니다.
(i) 현물분할은 부부 공동재산인 개별 재산 자체를 지분 비율에 따라 실물로 나누어 주는 방식입니다. 부동산의 경우 공유지분으로, 주식의 경우 지분 비율에 따른 주식 수로 각 배우자에게 이전합니다.
(ii) 경매분할은 부부 공동재산을 경매를 통하여 환가한 후 그 매각대금을 지분 비율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입니다.
(iii) 채무의 인수를 명하는 방식은 부부 공동채무를 일방이 인수하도록 하고 그 인수 부담분을 재산분할에서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iv) 이 사건 판결이 정면으로 다룬 대상분할은 부부 공동재산 중 특정재산을 배우자 일방의 단독 소유로 하고, 그 배우자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상응하는 일정액의 금전을 지급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예컨대 부부가 공유하는 아파트를 남편의 단독소유로 하되, 남편이 아내에게 그에 상응하는 금전을 지급하는 방식이 대상분할의 전형입니다.
이 외에 위 여러 방법을 조합한 혼합적 형태의 재산분할도 실무상 활발히 활용되고 있으며, 어떤 방법이 가장 적합한지는 개별 사건의 재산 유형, 당사자의 사정, 형평의 요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대법원 2024므16033, 16040 판결의 판단
이 사건은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이 문제된 사안에서 부부 공동재산에 비상장주식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분할할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법리를 명확히 판시하였습니다.
1. 비상장주식의 폐쇄적 특성에서 비롯되는 현물분할의 문제점
대법원은 먼저 비상장주식이 (i) 그 거래가 통상 회사 내부자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ii) 공개시장에서 경쟁을 통하여 자유로운 가격이 형성되지 아니한다는 특성을 갖는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이러한 특성에 비추어, 비상장회사의 운영에 관여하지 아니하는 부부 일방이 소수의 비상장주식을 현물로 분할받게 되는 경우 다음과 같은 실질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분할받는 당사자로서는 비상장회사의 폐쇄성으로 인해 그 소수의 주식을 적정한 가격으로 환가하기 어렵게 됩니다. 상장주식과 달리 비상장주식은 거래시장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매각 자체가 곤란하고, 매수인을 찾더라도 상당한 할인이 불가피합니다.
소수 주식만으로는 회사 경영에 참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사 선임, 주요 의사결정 등 회사의 지배 구조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수 주식을 보유한 다른 부부 일방에 의한 회사 가치 훼손행위 또는 그의 경영상 판단에 따라 소수 주식의 가치가 일방적으로 좌우되는 위험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예컨대 배당 억제, 관계회사와의 부당거래, 임의적 유상증자 등을 통해 소수주주의 지분 가치가 훼손될 수 있습니다.
2. 대상분할의 우선적 고려 원칙
위와 같은 비상장주식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법원은 "법원이 비상장주식에 관하여 재산분할의 방법을 정할 때에는 당사자들이 비상장주식의 분할 방법에 관하여 합의를 하였거나 그 객관적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급적 대상분할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는 비상장주식의 현물분할이 초래할 수 있는 실질적 불공평을 방지하고, 비상장회사의 폐쇄적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재산분할의 실질적 공평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으로 대상분할이 가장 적합하다는 취지입니다.
3. 대상분할 방식이 형평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 혼용 방안의 고려
다만 대법원은 재산분할 사건이 가사비송사건으로서 법원의 후견적 재량이 강조된다는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부부 공동재산을 당사자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에 부합하도록 청산·분배하는 재산분할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법원은 당사자들의 형평을 현저히 해하는 방법으로 재산분할을 명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따라서 오로지 대상분할 방식으로 재산분할을 명하는 것이 당사자들의 형평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에는, 대상분할 방식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물분할 등 여러 종류의 재산분할 방법을 혼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예컨대 (i) 비상장주식의 객관적 가치가 지나치게 높아 대상분할 방식으로 지급하여야 할 금전이 지배주주 배우자의 지급 능력을 현저히 초과하는 경우, (ii) 부부 공동재산 중 비상장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어서 대상분할만으로는 상대방 배우자의 몫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는 현물분할, 경매분할, 채무 인수 등을 병행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실무적 시사점
이 판결은 이혼 재산분할 실무, 특히 창업자, 중소기업 대표, 스타트업 창업자 등의 이혼 사건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먼저 비상장주식을 지배하는 배우자(통상 창업자,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은 이혼 재산분할 절차에서 자신이 계속하여 지분 전부를 보유하고 상대방 배우자에게 금전으로 정산하는 방식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이는 (i) 회사의 경영권 유지, (ii) 회사 지배구조의 폐쇄성 확보, (iii) 소수주주 등장에 따른 향후 분쟁 예방의 측면에서 회사 가치를 보호하는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상분할을 원한다면 상대방 배우자에게 지급할 정산금을 실제로 지급할 수 있는 자금 조달 계획을 사전에 마련하여야 합니다. 지급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에는 결국 현물분할 등 혼용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다음으로 상대방 배우자(비경영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소수 지분을 현물로 받는 것이 반드시 자신에게 유리하지 아니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당 억제, 관계회사 부당거래 등으로 인한 지분 가치 훼손 위험, 환가 곤란, 경영 참여의 사실상 불가능 등을 고려하면, 대상분할을 통해 정당한 가액에 해당하는 금전을 확보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대상분할 시 비상장주식의 가액이 어떻게 산정되는지에 따라 정산금 규모가 크게 달라지므로, 비상장주식의 객관적 가치 평가에 관한 감정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필요한 경우 사감정 등을 통해 가액이 저평가되지 아니하도록 대응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합니다. 비상장주식의 가치는 통상 (i) 순자산가치법, (ii) 수익가치법(DCF), (iii) 유사기업 비교법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산정되며, 회사의 재무상태, 수익성, 성장성, 업종 특성 등에 따라 산정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혼용 방식을 검토하여야 하는 경우에도 다양한 조합이 가능합니다. 예컨대 (i) 비상장주식 지분의 일부는 상대방에게 현물로 이전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만 대상분할로 정산하는 방식, (ii) 부동산 등 다른 부부 공동재산을 상대방에게 이전하고 비상장주식은 지배주주 배우자가 단독 보유하는 방식, (iii) 대상분할 정산금을 분할지급하되 그 담보로 비상장주식에 질권을 설정하는 방식 등이 실무상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혼용 방안의 설계는 회사의 지배구조, 자금 사정, 상대방 배우자의 실질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하므로, 사전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최적의 조합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이 판결은 이혼 시점을 앞두고 있는 창업자, 기업 대표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향후 이혼 재산분할 분쟁이 예견되는 경우 (i) 비상장주식의 취득 시점, ·자금 원천에 관한 자료 확보, (ii) 배우자의 회사 운영,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정도의 객관적 정리, (iii) 회사 재무제표, 주주현황 등 가치 평가에 필요한 기초 자료의 관리 등이 사후 분쟁 시 재산분할의 방법, 범위, 정산금 규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판결은 어디까지나 비상장주식에 관한 재산분할 방법의 일반적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서 실제 채택되는 분할 방법은 (i) 비상장주식의 가치와 회사의 규모, (ii) 부부 공동재산 중 비상장주식이 차지하는 비중, (iii) 각 배우자의 지급 능력과 재산 상황, (iv) 회사의 지배구조 및 다른 주주와의 관계, (v) 그 밖에 형평의 관점에서 고려하여야 할 제반 사정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상장주식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 이혼 사건을 준비하거나 대응하는 당사자로서는 전문가의 종합적 조력을 받아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분할 방법과 정산 규모를 사전에 설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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