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입니다.
정직이나 감봉 같은 징계를 이미 받았는데, 회사가 같은 문제를 다시 꺼내 또 징계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회사 입장에서는 징계를 한 뒤에도 같은 종류의 행동이 반복되어 다시 징계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두 경우는 겉으로 비슷해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다르게 취급됩니다.
이 글에서는 이중징계가 금지되는 원칙을 간단히 짚은 뒤, 반복되는 행동을 다시 징계할 때 어디까지가 허용되고 어디부터가 이중징계인지, 그리고 과거 징계 전력이 새 징계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목차]
회사 징계에도 일사부재리가 적용됩니다
'같은 행동'이 아니라 '같은 사실'인지가 기준입니다
과거 징계 전력은 다시 쓸 수 없을까 — 징계사유와 징계양정의 구분
앞선 조치가 징계가 아니었거나 취소된 경우
징계 통보를 받았다면 먼저 확인할 것
회사 징계에도 일사부재리가 적용됩니다
같은 사건으로 두 번 처벌받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 원칙은 형사재판의 원칙으로 알려져 있지만, 회사의 징계에도 유사하게 적용됩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라고 봅니다.
다만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세 가지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 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실제 분쟁에서는 이 가운데 세 번째, 즉 징계혐의사실이 같은지가 가장 자주 다투어집니다.
'같은 행동'이 아니라 '같은 사실'인지가 기준입니다
지각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4월부터 7월까지의 지각을 이유로 8월에 징계를 받았다고 하겠습니다. 회사가 그 뒤에 같은 4월부터 7월까지의 지각을 이유로 다시 징계한다면, 이미 징계가 확정된 동일한 사실을 다시 처분하는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반면 징계를 받은 뒤 8월부터 10월까지 다시 지각이 이어졌고, 회사가 그 기간의 지각을 이유로 11월에 징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행동의 종류는 똑같이 '지각'이지만, 징계 대상이 되는 사실은 앞선 징계와 다른 새로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각각 별도의 징계가 가능합니다.
결국 기준은 '같은 종류의 행동인가'가 아니라 '이미 징계한 바로 그 사실을 다시 문제 삼고 있는가'입니다. 그래서 징계사유가 어떻게 특정되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앞선 징계처분서와 이번 징계사유서에 적힌 기간, 일시, 행위의 내용을 나란히 놓고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새 징계사유 가운데 일부가 이미 징계받은 사실과 겹친다면, 그 부분은 이중징계 문제를 다툴 수 있습니다.
앞선 징계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다른 비위 사실이 나중에 밝혀진 경우에도, 그 사실은 앞선 징계의 대상이 아니었으므로 별도로 징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징계한 사실을 두고 '다시 보니 더 무겁게 처분했어야 한다'는 이유로 징계를 한 번 더 하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므로 허용되기 어렵습니다.
과거 징계 전력은 다시 쓸 수 없을까 — 징계사유와 징계양정의 구분
이미 징계한 사실을 새 징계의 징계사유로 다시 삼는 것과, 새 징계의 수위를 정하면서 과거에 징계받은 전력을 참작하는 것은 구분됩니다.
대법원은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앞의 예로 돌아가면, 회사가 8월부터 10월까지의 지각을 이유로 11월에 징계하면서 '같은 문제로 이미 한 차례 징계를 받았는데도 반복되었다'는 점을 징계 수위에 반영하는 것은 이중징계가 아닙니다. 징계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새로 발생한 사실이고, 과거 전력은 수위를 정하는 사정으로만 쓰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과거에 징계한 사실 자체를 징계사유 목록에 다시 올렸다면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두 번째 징계 통보를 받았을 때에는 과거 일이 언급되었다는 것만으로 이중징계라고 단정하기보다, 그 일이 징계사유로 적혀 있는지 아니면 양정 사정으로만 언급되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앞선 조치가 징계가 아니었거나 취소된 경우
이중징계는 앞선 조치와 나중 조치가 모두 징계일 때 문제 됩니다. 앞서 받은 것이 취업규칙상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 구두 주의나 업무 조정 같은 조치였다면, 그 뒤에 같은 사실로 정식 징계 절차가 열리더라도 이중징계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때에는 조치의 이름보다 회사의 취업규칙이 그 조치를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앞선 징계가 취소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징계절차의 하자, 징계사유의 존부, 징계양정 등에 잘못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때에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나 법원의 무효확인판결을 기다릴 것 없이 스스로 징계처분을 취소할 수 있고, 나아가 새로이 적법한 징계처분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09다97611 판결). 회사가 앞선 징계를 정식으로 취소한 뒤 다시 징계하였다면, 이중징계가 아니라 새 징계의 절차와 사유, 양정이 정당한지를 다투어야 합니다.
징계 통보를 받았다면 먼저 확인할 것
과거 징계처분서 — 어떤 기간의 어떤 행위가 징계사유로 적혀 있었는지
이번 징계사유서 — 징계사유로 적힌 사실이 과거 징계의 사실과 겹치는지, 겹친다면 어느 부분인지
과거 일이 언급된 방식 — 징계사유로 다시 올라와 있는지, 징계 수위를 정하는 사정으로만 언급되어 있는지
앞선 조치의 성격과 효력 — 취업규칙상 징계였는지, 회사가 그 징계를 취소한 사실이 있는지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고, 이 신청은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28조). 기간이 짧으므로 징계 통보를 받은 직후에 과거 징계 자료와 이번 징계 자료를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법무법인 청출은 징계·해고를 비롯한 인사노무 분쟁을 회사와 근로자 양쪽에서 직접 수행하고 있습니다. 징계 통보를 받으셨거나 재징계를 검토하고 계시다면 상담 예약을 통해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게시글은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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