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6일

[상속분쟁] 부모를 10년 모셨는데, 상속은 정말 똑같이 나눠야 하나요? 기여분 제도의 이해

[상속분쟁] 부모를 10년 모셨는데, 상속은 정말 똑같이 나눠야 하나요? 기여분 제도의 이해

[상속분쟁] 부모를 10년 모셨는데, 상속은 정말 똑같이 나눠야 하나요? 기여분 제도의 이해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신준선 변호사입니다.

‘형제들 중 내가 제일 부모를 오래 모셔왔는데, 상속분도 제일 많이 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하는 기여분 문제, 상속관련 상담 현장에서 빈번하게 제기되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항상 똑같이 나눠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부모를 모셨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더 많은 상속분을 받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법원은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기여분 인정여부를 판단하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기여분 제도의 취지와 인정 요건, 최근 판례 경향, 그리고 실무상 유의점을 살펴보겠습니다.


[Question] 부모를 10년 모셨는데, 상속은 정말 똑같이 나눠야 하나요?


[Answer]

1. 법정상속분의 원칙과 기여분 제도의 취지

민법은 원칙적으로 배우자와 자녀가 법정상속분에 따라 균등하게 상속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1009조). 예를 들어 자녀가 3명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1/3씩 나누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나 민법 제1008조의2는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을 때"에는 그 기여분을 상속분 산정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일관하여 기여분 제도가 상속인 중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 이를 상속분 산정에 고려함으로써 공동상속인 간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려는 취지라고 판시하여 왔습니다.


2. 기여분이 인정되는 경우: 최근 실무 경향

(1) 기여분 인정의 핵심 요건

기여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동상속인 간의 공평을 위하여 상속분을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다거나 피상속인의 상속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대법원 2014. 11. 25. 자 2012스156, 157 결정).

(2) 기여분이 인정된 하급심 사례

① 자녀 중 1인의 장기간 동거·간호와 재산 유지 기여가 인정된 사례(부산지법 동부지원 2024가단120554 판결):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1998년부터 망인과 동거하면서 망인의 뇌경색 발병(2016년) 이후 장기간 간호 및 부양하고, 자신의 예금을 해지하여 부동산 담보대출금을 변제하며, 2007년부터 2023년까지 부동산 재산세를 자신의 신용카드로 납부하고, 망인이 2024년 간경변 및 간암 진단 후 사망할 때까지 생활비와 병원비의 대부분을 부담한 사정을 종합하여 기여분을 인정하였습니다.

② 미혼 자녀의 장기 부양이 인정된 사례(인천지법 2024가단1841 판결): 피고가 1995년부터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망인이 사망할 때까지 간호·부양하였고, 30년 가까이 부모를 혼자 모시고 살면서 부동산 관련 비용 지출 및 생활비·병원비를 부담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피고가 30년 가까이 부모를 혼자 모시고 살면서 들인 돈과 수고의 가치를 비교해 보면, 망인의 상속재산 전부를 피고의 기여분으로 인정하는 것이 과하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판시하였습니다.


(3) 배우자의 장기간 동거·간호에 대한 최근 판례 경향

대법원은 배우자의 장기간 동거·간호에 따른 무형의 기여행위를 기여분 인정 요소로 적극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대법원 2019. 11. 21. 선고 2014스44, 45 결정). 특히 "가정법원이 그동안 '재산 유지·증가 기여행위'에만 높은 비중을 두고 동거·간호와 부양이 갖는 무형의 비재산적 기여행위를 과소평가한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향후 실무 개선의 여지를 시사하였습니다.

다만 해당 사건의 판단의 대상이 된 실제 사례에 대해서는 기여분 청구자가 피상속인을 간호하는 과정에서 소요된 비용이 대부분 피상속인 자신의 수입이나 재산에서 충당된 점, 간호를 하였다 하여도 통상의 부부로서 부양의무를 이행한 정도에 불과하여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 청구를 배척하였습니다.


3. 기여분이 부정되는 경우

(1) "10년 모셨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

위 대법원 판례와 같이 부모를 부양 또는 배우자를 간호한 사실 만으로는 안타깝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은 단순한 정서적 부양인지, 아니면 재산 유지·증가에 실질적 기여가 있었는지, 병간호·생활비 부담이 일반적인 부부 또는 자녀로서의 부양의 범위를 넘는지, 다른 형제들은 실제로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등을 매우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즉, "내가 힘들었다"는 사정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떻게 부양하였는지 또는 재산적으로 어떤 차이를 만들었는지"가 핵심입니다.


(2) 기여분이 부정된 실제 사례

공동상속인들에게 기여분이 인정됨을 이유로 상속재산을 포기한 것이 사해행위인지가 문제된 울산지법 2022나14202 판결에서는, 상속재산을 취득한 상속인(피고)들이 장기간 망인을 부양하여 기여분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상속인이 이미 과거 오래전에 부동산을 취득한 것으로, 기여분을 주장하는 원고에게 그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했다고 볼 사정이 없고, 기여분 산정 협의서가 상속재산분할협의 이후에 사후적으로 작성되었고 구체적 계산내역 없는 점, 원고들의 재산지원에 관한 증빙이, 현금지급 내역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실제 지원 여부 불분명한 점 등의 이유로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고, 사해행위 취소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3) 기여분 부정의 주요 원인

최근 판례를 분석하면, 기여분이 부정되는 주요 원인은 1)구체적 증거 부족(생활비·의료비 지출 내역, 동거 기간, 간병 정황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경우) 2)통상적 부양의무 범위(부부 또는 자녀로서 당연히 해야 할 부양의무를 넘어서는 '특별한' 기여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3)재산적 기여 미흡(단순 동거·간호만으로는 부족하고, 재산 유지·증가에 대한 실질적 기여가 입증되지 않은 경우) 4) 다른 상속인의 기여 존재(다른 형제들도 일정 부분 부양에 참여한 경우) 등입니다.


4. 기여분 주장 시 반드시 알아야 할 실무 포인트

(1) 기여분은 주장·입증해야 하는 권리

기여분은 법원에서 알아서 챙겨주는 권리가 아닙니다. 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에 따라 공동상속인의 협의로 정하거나,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결정됩니다(민법 제1008조의2 제2항). 상속재산분할 심판에서 기여분을 주장하려면 이를 주장하는 자가기여의 시기, 방법, 정도 및 기타 사정 을 명시적으로 주장·입증해야 하며(가사소송규칙 제111조), 기여내용을 입증할 자료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3) 기여분과 특별수익, 유류분의 관계

기여분 주장 시 다른 상속인의 특별수익(생전증여) 여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특별수익과 기여분은 모두 법정상속분을 수정하는 요소로서, 상속재산분할 사건의 심판에서 기여분을 정할 때 특별수익의 존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9. 11. 21.자 2014스44 전원합의체 결정). 또한 중요한 점은, 기여분은 유류분반환청구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유류분을 침해하는 기여분이 정해지더라도 유효합니다. 다만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에서 기여분을 주장하려면 공동상속인의 협의 또는 가정법원 심판을 미리 받아두었어야 합니다.


5. 결론

기여분 제도는 단순히 망인의 말년에 옆에 있었다거나, 주관적으로 좀더 효도한 사람이 더 받는다는 단순한 원칙이 아닙니다. 법원은 "특별한" 기여를 인정하기 위해 구체적인 입증을 요구하며, 통상적인 자녀로서의 부양의무를 넘어서는 기여가 있었는지를 엄격하게 심사합니다. 따라서 기여분을 주장하고자 한다면, 평소부터 동거·간병·비용 부담 등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꼼꼼히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속분쟁은 가족 간의 감정적 갈등과 복잡한 법률관계가 얽혀 있어,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여분 인정 가능성, 특별수익과의 관계, 유류분 문제, 사해행위취소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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