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엄상윤 변호사입니다.
담합은 사업자들이 가격, 거래조건, 공급량 등을 공동으로 결정함으로써 시장의 경쟁 기능을 인위적으로 왜곡하는 대표적 경성 위반행위로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에 접어들면서 이를 억지하기 위해 제재 수준을 연이어 강화하여 왔습니다. 2026. 4. 30.부터 시행된 과징금고시 개정으로 담합의 부과기준율 하한이 종전 0.5%에서 10%로 상향되는 등 사전 부과기준이 폭넓게 끌어올려졌고, 2026. 6. 18.부터 시행된 신고포상금 고시 개정으로 신고 인센티브의 상한이 폐지되어 과징금의 10%에 상당하는 포상금이 한도 없이 지급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반복적 담합 사업자의 영업권 자체를 회수하는 방향의 입법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2026. 8. 4. 발표된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반복적으로 담합한 사업자에 대하여 등록취소나 일정 기간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반복 담합 기업에 대하여는 자진신고(리니언시) 감면 혜택을 제한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담합 억지를 위한 입법 방향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담합) 억지에 대한 전통적 수단은 (i)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 (ii)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를 통한 내부 적발, (iii) 형사고발로 요약됩니다. 이 중 경제적 제재는 종래 관련매출액에 비례하는 과징금에 집중되어 왔고, 리니언시는 1순위 신고자에 대한 과징금 100% 감면 및 형사고발 면제라는 강력한 유인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사업자가 과징금을 '사업비용의 일종'으로 수용하거나, 리니언시를 담합 종결 수단이자 사실상 면책 창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공정위는 이러한 지적에 대응하여 담합 제재에 대한 내용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2026. 4. 30. 시행 과징금고시 개정: 담합의 부과기준율 하한이 매우 중대한 위반 15%, 중대한 위반 15% 이상, 중대성이 약한 위반 10% 이상으로 상향되고, 자진시정 감경 최대폭도 종전 30%에서 10%로 축소되었습니다. 담합 적발 시 사전 과징금 규모가 종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간 것입니다.
2026. 6. 18. 시행 신고포상금 고시 개정: 종전 30억 원이던 포상금 상한이 폐지되고 과징금의 10%가 지급 기본액으로 설정되었습니다. 대규모 담합의 경우 수백억 원대의 포상금이 가능해져 내부 신고 유인의 임계점이 낮아진 것이 핵심입니다.
2026년 하반기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근거를 신설하고, 반복 담합자에 대한 리니언시 감면 혜택 제한을 함께 도입합니다. 경제적 제재 수준의 상향과 적발 확률의 상승에 더하여 영업권 자체의 상실 가능성을 통해 담합 가담 유인을 낮추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향후 사업자가 담합에 가담하였을 때 부담하는 리스크의 성격이 '일시적 비용'에서 '영업권 상실 위험을 수반한 리스크'로 전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리니언시가 사후 수습 창구로 기능해 왔다면, 반복 담합자에 대한 리니언시 감면 제한은 사후적 수습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추진
공정거래법은 종래 담합 사업자에 대한 제재로 (i) 시정조치(공정거래법 제42조), (ii) 과징금(제43조), (iii) 형사고발(제129조) 등을 두어 왔으나, 담합 그 자체를 이유로 등록을 취소하거나 일정 기간 영업을 정지하는 수단은 명문화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 등 개별 산업법에서 반복 담합을 입찰참가자격 제한이나 영업정지 사유로 삼는 조항은 있어 왔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발주처, 관할 행정기관의 처분이라는 간접적 경로였습니다.
이번에 추진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을 직접적 이유로 사업자의 등록을 취소하거나 영업을 일정 기간 정지시킬 수 있는 근거를 법률에 명시하는 방향입니다. 세부 요건은 아직 입법 과정에서 확정될 것이나, 현재까지 공표된 방향에 비추어 보면 다음과 같은 지점들이 핵심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복성의 요건: 과거 몇 년간 몇 회의 담합 전력이 있어야 반복 담합자로 평가되는지, 그 '전력'에 과징금 납부명령만을 포함할지 아니면 시정명령, 고발까지 포함할지가 가장 쟁점입니다. 과징금고시가 반복 가중의 기준으로 과거 5년을 삼고 있는 점, 담합의 경우 과거 10년간 1회로 100% 가중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을 참고하면, 영업정지·등록취소 요건은 그보다 엄격한 횟수·기간 요건이 설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처분의 종류와 기간: 영업정지의 경우 기간을 어떻게 설정할지, 등록취소의 경우 재등록이 어느 시점부터 가능할지가 결정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관리하는 등록 체계가 공정거래법 자체에 규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등록취소의 경우 개별 산업법에 흩어져 있는 등록·면허 체계와의 접점을 조정하는 입법 기술이 함께 요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량 통제의 문제: 과징금 산정에서 재량 일탈·남용이 사후 통제의 거점으로 작동하여 왔듯이, 영업정지·등록취소 역시 비례원칙, 평등원칙에 비추어 사후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됩니다. 과징금에 비하여 영업권 상실이라는 처분의 중대성이 큰 만큼 비례성 심사의 엄격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위 공정거래법 개정이 이루어질 경우 실무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담합 관여 사업자가 다음 담합 가담 여부를 결정할 때 '과징금을 감수하고 수익을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영업권 자체를 걸 것인가'를 저울질하게 된다는 지점입니다. 특히 공공조달 분야의 입찰담합, 특정 산업의 가격 담합 등에서 반복 가담 전력이 축적된 사업자는 일회적 담합 가담이 가져올 리스크 평가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리니언시 감면 혜택 제한과 사업자의 대응 방향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감면제도(공정거래법 제44조)는 담합 적발의 중추적 통로이자 사업자 입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탈출 통로로 기능하여 왔습니다. 1순위 신고자에 대한 과징금 100% 면제 및 형사고발 면제, 2순위 신고자에 대한 50% 감경 등 인센티브가 뚜렷하게 부여되어 사업자가 담합 종결을 결심한 순간 사실상 '먼저 신고하는 자의 승리'로 실무가 운영되어 왔습니다.
한편 이번 입법 계획은 반복적 담합자에 대하여 이러한 감면 혜택을 제한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세부적인 사항은 입법 과정에서 확정되겠지만, 발표된 정책 방향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감면의 전면 배제: 과거 일정 기간 내에 담합 과징금 납부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는 사업자에 대하여는 1순위 신고라 하더라도 과징금 감면을 전면 배제하거나, 감면 폭을 대폭 축소하는 방식이 유력합니다.
형사고발 면제의 제한: 종전에 감면 결정의 효과로 형사고발이 자동 면제되던 운영 방식이, 반복 담합자에 대하여는 형사고발 면제가 분리되어 과징금 감면과 별개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사업자의 담합 조사 대응 실무에 변화를 예고합니다. 먼저, 리니언시가 '만능 탈출 창구'로 기능하던 구조가 반복 담합사업자에게는 사실상 봉쇄되므로, 애초에 담합이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사전 컴플라이언스 체계의 비중이 높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이미 담합 전력이 있는 사업자가 신규 담합 혐의에 노출된 경우 리니언시를 통한 수습 가능성이 크게 좁아지므로, 담합 혐의 초기 단계에서 조사 대응, 형사 대응, 민사 손해배상 방어가 통합적으로 계획되어야 합니다. 나아가 담합에 가담한 사업자들 사이에서 '누가 먼저 신고하느냐'의 경쟁 구조 자체가 변화할 수 있습니다. 반복 전력이 없는 사업자는 1순위 신고의 가치가 유지되는 반면, 반복 전력이 있는 사업자는 리니언시의 매력이 축소되어 리니언시에 대한 유인 자체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향후 구체적인 법 개정안이 어떻게 마련될지는 지켜봐야 겠으나, 위와 같은 정책적 흐름을 예의주시하여 담합 혐의에 대한 대응에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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