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출 엄상윤 변호사입니다.
부당한 공동행위(소위 '담합')는 사업자들 사이의 경쟁을 인위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대표적 시장교란 행위로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은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위반사업자에 대하여 시정조치와 함께 관련매출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 4. 29.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6-3호, 이하 '과징금고시')를 개정하여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하여 부과되는 과징금 수준을 대폭 상향하였습니다(2026. 4. 30. 시행). 개정 과징금고시는 (i) 부과기준율의 하한을 담합 등 모든 위반유형에 대하여 대폭 상향하고, (ii) 반복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가중을 강화하며, (iii) 임의적 감경 요소를 축소하거나 삭제하는 등, 담합을 비롯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의 실효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한다는 취지의 개정입니다. 오늘은 담합에 대한 과징금이 어떤 절차와 기준에 의하여 산정되는지 그 구조를 먼저 살펴본 뒤, 개정 과징금고시가 담합에 대한 제재 수준을 어느 정도로 강화하였는지, 그리고 사업자 실무에서 유의해야 할 시사점은 무엇인지를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담합에 대한 과징금 산정 체계
담합에 대한 과징금은 공정거래법 제43조 및 같은 법 제102조, 그리고 그 하위 규정인 과징금고시가 정하는 산정 절차를 거쳐 결정됩니다.
먼저 관련매출액을 산정합니다. 관련매출액은 담합으로 인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품·용역의 매출액을 의미하며, 입찰담합 등 특정 계약에 관련된 경우에는 계약금액이 그 기준이 됩니다. 관련매출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별도의 정액 부과기준금액에 따라 산정됩니다.
다음으로 위반행위의 중대성 정도에 따른 부과기준율을 곱하여 이른바 '기본 산정기준'을 정합니다. 담합의 중대성 정도는 (i)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ii) 중대한 위반행위, (iii)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의 세 단계로 구분되며, 각 단계별로 정해진 부과기준율의 범위 내에서 구체적 부과기준율이 결정됩니다.
이렇게 산정된 기본 산정기준은 (i) 위반행위의 기간 및 횟수를 고려한 1차 조정, (ii) 위반사업자의 고의·과실, 위반행위의 성격과 사정 등을 고려한 2차 조정을 거치게 됩니다. 특히 1차 조정 단계에서는 과거의 위반 전력이 있는 경우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이 적용되고, 2차 조정 단계에서는 조사·심의 협조, 자진시정 등의 사유에 따른 감경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 위반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 시장 또는 경제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차 조정된 산정기준을 감액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최종 부과과징금이 결정됩니다.
2026. 4. 30. 시행 개정 과징금고시의 주요 내용
이번 개정의 핵심은 위 산정 체계의 각 단계에서 담합에 대한 제재 수준을 대폭 강화하였다는 점입니다. 담합을 중심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담합 부과기준율의 하한 대폭 상향
담합은 효율성 증대 효과 없이 시장의 경쟁질서를 왜곡하고 소비자 피해만 유발한다는 관점에서, 개정 과징금고시는 담합의 부과기준율 하한을 다음과 같이 상향하였습니다.
중대성 정도 | 종전 부과기준율 | 개정 부과기준율 |
|---|---|---|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 10.5% ~ 20.0% 이하 | 18% 이상 20% 이하 |
중대한 위반행위 | 3.0% ~ 10.5% 미만 | 15% 이상 18% 미만 |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 | 0.5% ~ 3.0% 미만 | 10% 이상 15% 미만 |
특히 종전 담합의 최저 부과기준율이 0.5%였던 것이 개정 후에는 10%로 무려 20배 상향되었고, 중대한 담합의 최저 부과기준율도 3.0%에서 15%로 5배 상향되어, 담합에 관한 한 어느 유형에 해당하든 관련매출액의 최소 10% 이상이 산정기준으로 적용됩니다. 관련매출액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적용되는 정액 부과기준금액도 종전 '1천만 원 이상 8억 원 미만'(중대성이 약한 담합)에서 '20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으로 큰 폭으로 상향되었습니다.
2. 반복적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가중 강화
종전에는 과거 5년간 1회의 위반 전력이 있는 경우 10%, 위반횟수에 따라 최대 80%까지 과징금이 가중되었으나, 개정 후에는 1회의 위반 전력만으로도 최대 50%, 위반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되도록 그 폭이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특히 담합에 관하여는 과거 10년간 1회라도 담합으로 과징금 납부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 100%까지 가중될 수 있도록 별도의 강화된 규정이 마련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담합 전력이 있는 사업자가 다시 담합에 나설 경우 이론상 관련매출액의 40%(20% × 2)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게 되어, 반복 위반의 경제적 유인이 차단되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3. 임의적 과징금 감경의 축소 및 일부 감경 사유의 삭제
개정 과징금고시는 그동안 사업자의 과징금 감경 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임의적 감경 요소들을 다음과 같이 축소·강화하였습니다. (i) 종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단계 및 심의 단계에서 각각 최대 10%씩 총 20%까지 인정되던 협조 감경은, 이제 조사부터 심의 종결 시까지 일관되게 협조한 경우에 한하여 총 10%까지만 감경받을 수 있도록 그 폭이 축소되고 요건이 강화되었습니다. (ii) 자진시정에 따른 감경률도 종전 최대 30%에서 최대 10%로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iii) 나아가 가벼운 과실에 의한 감경(10%) 규정은 아예 삭제되었습니다.
4. 세부평가 기준표의 개편
위반행위의 중대성 정도를 판단하는 기초 자료가 되는 세부평가 기준표도 함께 개편되었습니다. 특히 입찰담합에서 발주자가 지방교육청(교육자치단체) 또는 각급 학교(공립·사립)인 경우에 대한 별도 평가 기준이 종전에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였던 점을 보완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준하여 평가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되었습니다.
한편 개정 과징금고시는 2026. 4. 30. 시행되었으나, 시행일 전에 종료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종전의 과징금고시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위반행위의 종료일이 시행일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과징금 수준이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무적 시사점
일반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담합에 대한 최저 부과기준율이 관련매출액의 10%로 대폭 상향된 만큼, 종래 "과징금이 부과되더라도 관련매출액의 1~2% 수준"이라는 인식은 완전히 폐기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관련매출액이 100억 원인 담합 사건에서 종전에는 최소 5천만 원(0.5%) 수준의 과징금이 산정될 수 있었던 것이, 개정 후에는 최소 10억 원(10%)이 산정기준이 됩니다. 여기에 위반기간에 따른 1차 조정 가중, 반복 위반에 따른 가중이 순차적으로 적용될 경우 최종 부과과징금은 관련매출액의 상당한 비율에 달하게 되며, 특히 과거 담합 전력이 있는 사업자의 경우 이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대폭 강화된 제재 수준에 비추어, 사업자로서는 (i) 담합의 개연성이 있는 영업활동(경쟁사와의 가격정보 교환, 시장분할 논의, 입찰 관련 정보 공유 등)을 사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내부 컴플라이언스 체계의 구축이 필수적이며, (ii) 관련 임직원에 대한 정기적인 공정거래 교육을 통하여 담합의 성립 요건과 위험성에 관한 인식을 명확히 하고, (iii) 담합 의혹이 인지되는 경우 신속히 자진신고(리니언시) 여부를 검토하여 형사처벌, 과징금 감면의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이번 개정으로 자진시정, 조사 협조에 따른 감경 폭이 대폭 축소된 만큼, 리니언시 제도를 통한 감면 확보의 상대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시행일인 2026. 4. 30. 이전에 이미 종료된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종전의 과징금고시가 적용되므로, 위반행위의 종료 시점을 정확히 확정하는 것이 실무상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위반행위가 시행일을 전후하여 계속된 경우에는 개정 과징금고시의 적용을 받아 대폭 상향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므로, 담합에 관여한 사업자로서는 시행일 이전에 담합행위가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평가하여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이번 개정은 담합을 비롯한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관한 제재 수준의 하한을 대폭 상향한 것이지 위반 여부의 판단 기준 자체를 바꾼 것은 아니므로, 개별 사건에서 실제 부과되는 과징금은 관련매출액의 산정, 중대성 판단, 1·2차 조정, 부과과징금 결정 등 각 단계에서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인지된 사업자로서는 신속히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관련매출액, 중대성 판단, 리니언시 진행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받고, 사안에 맞는 최적의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대폭 강화된 제재 수준 하에서 살아남는 가장 안전한 방안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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